갈등 상황에서 중립적인 언어 사용의 중요성
소송 서류에
damage 손해, claim 청구 entitlement, rights 권리 주장, money 돈 얼마나 많이 써 있던가..
이러한 말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 서류 목록이 가득 담긴 검정색 소송 파일들이
각 당사자 책상과 그리고 그 가운데 조정인의 책상 위 총, 3부.. 먼저 도착해 있었다.
나는 그날 원고 측 변호사 팀 중 한 명으로 자리했다.
구룡섬과 홍콩섬을 가르는 홍콩의 바다가 조용히 아주 조용히 그림처럼 보이는, 밝은 회의실이었다.
수년간 갈등 상황인 오늘의 양 당사자도, 처음에는 저 자유로운 바다를 보며, 찬란한 약속을 하며 계약서에 서명했으리라
조정인(mediator)이 잘 리드해주어, 갈등이 있은 후 부터 각 당사자에게 어떤 영향이 있었는 지를 말하고,
듣는 시간이 되었다.
어색한 시간이 흐르고부터, 말이 시작되는 순간 부터
오랜 비즈니스관계였던 서로가 얼마나 화가 났는 지, 그로 인해 각자에게 얼마나 많은 손해가 발생했는 지 반복적인 이야기를 다 토해내고 있었다..
이때 (양 당사자가 합의해서 정한) 조정인은 당사자가 중간에서 어떠한 제지를 받지 않고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일방 당사자의 이야기가 끝나면 이를 요약하고 같은 내용을 좀더 정제된 단어로 정리하여 맞게 이해했는 지 물어 보았다.
점심시간이 있었는 지도 모르게, 모든 사람이 몇시간 째 몰입해서 말하고 집중해서 듣는 시간들 중
재미있는 사실을 나는 알게 되었다.
온갖 서류에는 money, damage, compensation 말들이 난무하는데, 같은 내용을 목에 핏대 세워 말하는 당사자와 각 변호사 사이로,
조정인은 단 한번도 이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대화를 요약하고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 매번 맞게 이해했는 지 각 당사자에게 동의를 구해서 같은 내용을, 이렇게 잘 전개하고 있다는 서로 서로의 일종의 갈등 중 "trust 신뢰"를 쌓아 가고 있었다.
조정인은
"돈"이라는 말대신 "financial arrangement "재정적인 조치 라는 말을 사용했고,
"이슈:라는 말 대신 " situation" 그런 상황이라는 말을 썼다.
문제가 단단히 크게 있는 줄 알았던 큰 이슈 전쟁에서, 그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하나의 영화 장면으로 프레임이 옮겨 지는 순간이었다.
너무나 더 벌어야 하고 절대 주면 안되는 "돈"에서, 유동적으로 선처 또는 상각해 줄 수 있는 재정 회계의 하나의 조치사항으로 넘어 오는 때,
굳게 닫혔던 당사자 들의 입과 귀가 바빠지고 있었다..
조정인을 통해서 질문과 답을 하는 사이, 누군가 던진 먹구름 가득한 단어가 청록색 포도 위 투명히고 달콤한 탕후루가 되어 상대방 마음에 다가가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엄청난 비용을 내가며 로펌 변호사들의 협상 레터 금액에는 절대 동의하지 않던 양쪽 클라이언트 모두... 경청하고 상대방 입장을 이해해 보려고 하고 있었다
중립을 지키는 사람이 한 가운데에서 살짝 휘핑 크림을 올려주면 그 위에 자발적으로 아이싱을 올리고 싶어하는 양 당사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후 나는, 2019년 난방이 없어 추운 홍콩의 겨울날에 조정인이 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