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넣고 매콤한 떡국 만들기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니 가을이 진짜 왔다 싶다.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면 먹는 음식이 있다. 바로 떡국이다. 여름에 냉면이 있다면 겨울에는 떡국이 있다. 떡국은 가을부터 곧 올 겨울 식사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떡국은 냉면처럼 육수만 있으면 후다닥 만들기 쉽고 맛 또한 좋기 때문에 자주 먹는다.
아침에 찬바람을 맞았더니 목이 칼칼해서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었다. 따로 국물을 끓이고 반찬도 해서 밥을 차려 먹자니 시간이 걸릴 것 같고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떡국이 떠올랐다. 아직 떡국기간이 아니라서 냉장고에 떡국이 없는 시기인데 마침 얼려둔 떡국이 있었다.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먹어보려고 며칠 전에 사둔 현미떡국이었다. 이번에는 매콤하게 먹으려고 김치도 조금 꺼냈다.
얼린 떡국을 물에 먼저 담가두고 김치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다시 국물을 불에 올려놓고 보통 떡국을 만들듯이 파를 썰고 계란도 풀어뒀다. 순식간에 재료가 준비되었다. 떡국은 하도 많이 해 먹어서 생각도 하기 전에 몸이 먼저 움직인다. 다시 국물이 우러날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 다시 국물이 완성되면 떡국 만들기는 거의 다 됐다고 할 수 있다. 다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국물이 잘 우러나자 멸치를 건져내고 김치와 다진 마늘을 넣고 먼저 푹 끓였다. 김치가 어느 정도 우러나면 떡국을 넣고 한소끔 끓이다가 계란과 파를 넣고 마무리했다. 간은 액젓을 기본으로 하고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한다.
김치를 넣은 떡국은 처음인데 떡이 퍼지면서 김치죽처럼 변했다. 안 그래도 뜨거운데 얼큰해서 땀을 확 빼면서 정신없이 먹었다. 김치떡국의 좋은 점은 따로 반찬을 꺼내 먹지 않아도 되는 점이다. 한 그릇에 가득 퍼서 숟가락만 가지고 떠서 먹으면 된다.
뜨끈하게 먹고 나니 칼칼했던 목이 조금 가라앉는 것 같았다. 이럴 땐 음식이 약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냉면이 가고 떡국이 맛있어지는 계절이 왔다. 떡국으로 몸도 마음도 챙기며 잘 살아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