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마량진항은 해가 지는 곳이자, 다시 떠오르는 곳이다. 서해 끝 작은 포구에서 사람들은 한 해의 끝과 새해의 시작을 같은 자리에서 맞는다.
붉은 노을이 바다를 물들이고, 몇 시간 뒤 같은 수평선 위로 새 햇살이 솟아오른다. 마치 자연이 준비한 한 편의 드라마 같다.
충남 서천군 서면의 마량진항은 서해안에서도 보기 드문 ‘일몰·일출 겸 감상 명소’다. 한국천문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마지막 날 해는 오후 5시 29분에 지고, 새해 첫날 해는 오전 7시 44분에 뜬다.
단 하루 밤을 사이에 두고 지는 해와 뜨는 해가 같은 바다 위에서 만나는 것이다. 동짓날 전후 약 두 달 동안만 가능한 이 광경은 ‘서해의 기적’이라 불린다.
12월 31일부터 1월 1일까지 열리는 해넘이 행사는 서부개발위원회가 주관한다. 버스킹 공연과 소원등 띄우기, 떡국 나눔 등 따뜻한 축제가 이어진다.
저녁이 되면 사람들은 손에 등불을 쥐고 저마다의 소망을 담아 하늘로 띄운다. 붉은 바다 위로 흩어지는 작은 불빛들—그 순간, 누구나 새해의 시작을 느낀다.
아이의 손을 잡은 부모, 서로를 바라보는 연인들, 조용히 기도하는 여행객들. 그들 모두에게 마량진항의 새벽은 ‘새 출발’의 상징이다. 하루가 아닌 한 해를 보내고 맞이하는 곳, 그곳이 바로 서천 마량진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