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유형 확신을 구하는 충성가의 마음
27살, 유학원을 통해 일본 어학연수를 준비했다. 일본에 가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유학을 준비하던 내 마음은 현실도피에 기반했던 것을 안다. 차근차근 해결할 수도 있는 일들이 그때는 그렇게 지레 겁을 먹고 커다란 막막함에 휩싸여 도망치기 바빴다.
유학원에 가서 평소 나답지 않게 거의 떠넘기듯 추천해 달라고 하며 지역이며 학교 선택이며 다 내맡겼다. 직원도 조금 의아해했다. 보통은 대략이라도 어디로 가고 싶은지 알아보고 오는데 내가 전혀 그런 준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유학 할 자금이 없었지만 필요한 서류는 유학원이 알아서 준비하고 어학원 한 곳에 입학하는 것으로 진행시켜 주었다.
그런데 막상 가려니 나 혼자 어떻게 자립할 수 있을지 막막하여, 갑작스레 현실파악이라도 한 듯 한국에서도 자립을 못하는데 일본 간다고 바뀔 리가 없다며 도피를 인정하며 유학을 뒤엎기로 했다. 비자가 나온 후여서 비자포기 사유서를 써야 했는데 그것도 거짓으로 썼다. 사유서를 적으며 나는 한시라도 빨리 그 자리를 떠나고 싶었다.
내 안의 도피가 부끄러웠던 탓인지 그 때의 기억은 희미하다.
근데 도피성이라도 그때 가서 혼자 도전해 봤다면 어땠을까.
한국에서의 안전한 보금자리를 떠나는 것이 무서워 나는 그만 둥지에 머무르고 말았다.
명상을 공부하고 명상원 원장님의 기회로 스무여 명이 중학교에 가서 한 반씩 맡아 특강을 할 기회가 있었다.
어영부영 수락은 했지만 직전에 도저히 못하겠으면 포기할 생각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특강이 다가올수록 나는 막막함에 안절부절못하다 포기 선언을 했지만, 원장님의 권유에 결국 하게 되었다.
터질 듯 빵빵하던 막막함이 강의를 준비하며 강의록이 한 줄 한 줄 채워질 때마다 줄어들었다.
특강은 내 생애 첫 강의치고는 아주 대성공이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처음 느껴보는 벅참과 기쁨이 가득했다.
강의를 한다는 것은 ‘내가 할 수 없는 일‘ 리스트에서도 상단에 자리하는 일이었는데 새로운 풍경을 보여주었다.
내가 무언가를 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토네이도급 막막함이다.
어떤 일을 진행할 때, 할 일이 100가지 있다고 해보자.
이 100가지의 순위를 정하고 하나하나 줄을 그어가며 클리어해 가며 완성해가는 것이 순리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알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갑자기 100가지 일이 동시에 처리해야 할 것처럼 다가와 모든 것이 정지된다.
자동차 부품이 전부 해체된 체 눈앞에 펼쳐져 있는 모습을 떠올려보자. 천 피스의 퍼즐 조각이 마구 흐트러져있다고 상상해도 좋다.
나는 그걸 한순간에 짠- 하고 해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며 그 압박은 손을 내밀어 뭐 하나 집어볼 시도조차 못하게 한다.
그래서 이때까지 많은 도전의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떠났다.
당연히 나는 그걸 한 번에 짠- 하고 해낼 능력이 없다. 하지만 어떤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걸 왜 모를까.
목걸이를 만들려면 구슬을 하나하나 꿰는 작업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전히 삶의 많은 장면에서 100가지 일을 한 번에 처리해야 할 것 같은 막막함이 나를 집어삼키고 새까맣게 얼어붙게 만든다.
일의 순서를 정하고 하나씩 완수하는 것에 시간이 유독 더 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내 손으로 먼저 천 피스의 퍼즐을 바닥에 쏟아본다.
한 번에 하나씩.
그러다 보면 어느새 퍼즐이 완성되는 순간이 오겠지.
이것이 나를 위한 용기이다.
가슴에서 느껴지는 것을 따르기
6유형은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경향이 있어서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놓쳐 버린다.
당신이 놓쳐 버린 성장과 도전의 기회를 기록해 보라.
당신은 왜 그 기회가 지나가도록 했는가?
당신이 자신을 신뢰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당신이 상식을 뛰어넘어서 도전했을 때를 기억해 보라.
강박적으로 한 무모한 행동이 아니라, 자신을 더 성장시키려고 의도적인 노력을 했던 때를 말이다.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그때 당신은 무엇을 느꼈는가?
지금 당신의 삶에서 자신에 대한 의심이나 두려움 때문에 원하는 일을 하기를 주저하는 면이 있는가?
그것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
<에니어그램의 지혜, 6유형 연습문제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