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트럭킹 11일차
Day 11
2025년 9월 9일, South Luangwa, Jambia
1. South Luangwa Natinal Park 오전 사파리 드라이브
캠프 사이트 바로 근처에서 기린 세 마리를 만나면서 사파리 드라이브가 시작되었다. 길을 건너는 코끼리 가족, 아기 코끼리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매일 점점 더 작은 베이비를 발견한다. 초베에서 물속에 있는 하마만 보다가 땅 위에서 어슬렁거리는 하마도 만났다. 옆에서 보면 잘 모르는데, 정면에서 보면 매우 화난 얼굴이라 신기했다. 트럭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가는 걸 꾸준히 따라갔더니 결국 똥을 뿌리며(!)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 동물도 각각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는 게 여러모로 신기하다.
수컷 사자가 있었다(!!!) 가까이 가면 공격할 것 같지만 의외로 차분하다. 로컬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방금 사냥을 끝내서 느긋하고 배불러 보인다고 했다. 빅 5 중 표범을 보기 위해 한참을 돌아다녔고, 결국 사파리가 끝나기 직전에 발견>< 빅 5 다 보는 게 뭐가 중요하냐 생각했는데 처음 보는 동물은 예외 없이 놀라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동이 그럭저럭이라 나 정말 피곤하구나.. 생각하며 사파리 드라이브를 마무리했다.
2. 코끼리 가족의 방문
캠프 사이트 수영장에 코끼리가 물 마시러 온다는 정보는 들었지만, 그들이 진짜 나타날 줄은 몰랐다(!) 수영장에서 수다를 떨던 사람들은 모두 부랴부랴 바 구석으로 이동했다. 아주 작은 소리도 코끼리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멀찍이 떨어져서 조용하게 그들을 지켜보았다. 열 마리가 넘는 코끼리 가족은 텐트나 차량은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캠프 사이트를 휘젓고 다니며 아무 나무에서나 잎을 따 먹고, 누군가의 텐트 옆을 지나가고, 캠핑 사이트 바로 옆에 있는 연못에서 물을 마셨다. 이곳의 주인이 인간이 아니라 자기들이라는 명백한 영역 표시 같았다.
3. 가쉽걸
J가 거슬리는 아침이었다. 아마 피로 때문일 수도 있고, 좀 안 맞는 타입이라고나 할까. 사파리 드라이브가 이어져야 하는데 흐름을 끊는 질문이 너무 많고(모두 다 필요한 질문은 아니다), 가이드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며 자꾸 말을 끊고(좀 더 집중하면 들릴지도 모른다), 말이 지나치게 많고 목소리가 쨍쨍거린다@.@ O는 J와 3주 이상 여행을 하는 중이라 뒷담화를 하고 싶어서 안달이다. 함께 동참할 수밖에 없다. 나도 J 좀 짜증 나..
우리의 사파리 드라이브 가이드는 옆자리에 앉은 영국 소녀 B의 연락처를 물어서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일하는 중에 고객한테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B는 남성과의 소통이 더 편안해 보이는 타입이라 이래저래 오해를 받을 것 같아 보였다. (B는 결국 투어 마지막 즈음에 그룹 투어 가이드와 커플이 되었다! 아니 이 사람들이 일은 안 하고..)
오후에는 캐나다인 L과 미국인 K의 대화에 동참했다가 3주간 함께 여행한 11명의 관계(!)에 대해 듣게 되었다. 비호감 타입의 J를 은근히 따돌리는 무리가 있었고 그걸 주도한 사람이 O라는 것. J도 O도 불안이 높고 자존감이 낮아 보이는 타입인데, J는 여기저기 참견하는 것에서 소속감을 가지려 하고 O는 약한 사람과 자신을 분리시켜서 힘을 과시하려 한다. 둘 다 건강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고. O는 아주 어려서(20대) 아직 덜 무르익은 나이구나, 이해할 만하고 J는 나와 비슷한 나이라서 아직 미성숙하다니, 책망하게 된다. K와 오랫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서로 인간에게 예민한 타입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반면에 참을 수 있는 범위가 다른 게 인상적이었다. 나는 J를 참을 수 없고 K는 O를 참을 수 없다고 했다. 그렇게 대화를 마친 후 저녁 식사 자리에 갔더니 서로 옆자리를 피하거나 명백하게 들리는 질문을 일부러 무시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인간관계 어딜 가든 다 거기서 거기다.
나는 뭐.. 적당히 예의 있게, 말은 많이 하지 않고, 약자에게 친절하게, 중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솔직하게 직면한다. K와의 시간이 많은 도움이 되었고 J에 대해 좀 더 폭넓은 관점과 연민을 가지게 되었다.
3. 휴식 휴식 휴식
이틀간의 이동이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다들 가는 선셋 사파리 드라이브를 취소하고 매우 게으른 오후 시간을 보냈다. 먼지 덕분에 뿌연 색깔의 수영장 물에 몸을 담그고ㅎ 선베드에 누워 한없이 인터넷 서핑을 하고 낮잠을 자다가 구워질 뻔하기도 하고>< 마냥 쉬면서 충전을 해야 하는 날이었다. 욕심부리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선택한 판단력, 역시 나야, 매우 칭찬해~*
@ Wildlife Camp
Johannesburg to East Africa Overland Safari & Participation Camping (27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