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운 캠핑 투어의 일상

아프리카 트럭킹 12일차

by 여행하는 루나씨



Day 12



2025년 9월 10일, South Luangwa - Chipata, Zambia



0. 아주 오랜만에 여유로운 아침


푹 쉬고 난 다음날 아침의 일출이 아름답다. 꾸준히 피곤하고 계속 예민하지만 이런 풍경과 함께 잠을 깨는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건 무조건 감사한 일이다. 붉은 태양, 새파란 하늘, 반짝이는 초록, 보이는 모든 것들이 찬란하다.


어제의 여유가 이어지는 바람에 밍기적거리다가 느지막이 일어났다. 내가 뒹굴거리는 동안 에밀리는 모든 짐을 정리했다(!) 다른 사람에게 폐 끼치고 싶지 않아서 늘 가장 먼저 일어나는 멤버 중 하나였는데, 좀 더 느긋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하다.


에밀리가 아침을 먹는 동안 어쩌다 보니 혼자 텐트를 정리했는데 의외로 수월했다(!) 점점 익숙해지는 캠핑 생활><


오리카가 잠이 덜 깬 상태로 돌아다니다가 머리를 부딪혔다. 샤워실에 있는데 피 흘리는 그녀의 등장@.@ 정말 깜짝 놀랐다. 몸도 마음도 조심해야 하는 여행이다.



1. Tribal Textiles 로컬 커뮤니티 방문



Gadvantures는 로컬 커뮤니티를 지원하기 위해 일정 안에 다양한 액티비티를 계획해 놓았다. 오늘은 아프리카 동물이 그려진 페브릭을 색칠하는 활동을 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핸드메이드 제품을 둘러보았다.



사고 싶은 것들이 매우 많았지만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더불어 예산 절약) 내가 색칠한 페브릭을 가져갈 수 있지만 그것마저 매장에 남겨두었다. 가볍게 사는 삶,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투어 시작 후 처음으로 커피를 마셨다. 커피를 마시면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고, 좋은 커피를 만나기 어렵기도 해서. 오랜만에 근사한 아이스커피를 마셔서 지나치게 활기찬 하루가 될 예정이다. (유래없는 열정을 담아 거의 3일간의 밀린 일기를 썼다)



2. 역시 몸과 마음의 체력이 중요하다.


아프리카 여행 시작 이래 가장 화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3. 화장실 가격 협상에 성공하다


무료 화장실은 너무 심각한 상태이고 유료 화장실은 3콰차를 내야 하는데 남은 돈이 1.5콰차뿐이었다. 화장지는 필요 없는데 이걸로 안 될까? 으헤헤 웃으면서 동전 2개를 건넸다. 성공적. 유료 화장실이지만 그다지 상태가 좋은 건 아니다ㅋㅋ 돈 받을 만한 화장실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저 화장실 입구를 선점한 부부의 대단한 비즈니스 센스!



4. 말라위 비자는 반드시 E비자로 신청하자


말라위 도착비자 받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모든 사람들이 기다려야 했다ㅠ 이럴 줄 알았으면 기를 쓰고 E비자를 신청할걸.. 너무 늦었쥬@.@ 게다가 E비자 신청한 루마니아 출신 K도 나만큼 오래 기다림. 말라위 국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나무늘보만큼 느리다. 차량 체크도 엄청 오래 걸린다;; 기다리는 동안 Tribal Textiles에서 만들어 준 치킨커리를 먹었는데, 맙소사, 지금까지 먹은 것 중 제일 맛있었다>< 오늘 하루 종일 배고팠는데 대만족~*



5. 음악이 필요하다


텐트를 쉐어하다 보니 혼자 음악 들을 기회가 거의 없다. 어제 선베드에서 이어폰으로 K-pop을 무지막지하게 들었지만 여전히 아쉬워.. 란도에서 가끔 틀어주는 스피커 음악이 있는데 오늘 플레이리스트가 아주 맘에 들어서 어깨춤을 춘다ㅋ 현실에서는 실행할 수 없는 부적절한 공상(!)을 하며 캠프 사이트를 향해 달린다><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났다. 아니, 오랜만에 음악 들은 게 이렇게 감동적인 일이야?



6. 텐트 생활 적응도 최상


텐트 생활에도 완벽하게 적응하는 것 같다. 오늘은 도착해서 텐트 치고 샤워하고 바에서 음료수 한 잔 했는데도 저녁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텐트 안에서 책을 조금 읽었다. 바에 와이파이 찾으러 간 건데 인터넷 연결이 너무 안 되는 곳이어서 할 일이 없었다ㅋㅋ 그럴 땐 독서가 최고! 여기저기 쌓여있는 짐, 두 사람이 함께 쓰는 좁은 텐트지만, 고요한 숲 속에서 하는 독서는 좀 더 맛깔난 느낌이었다.



@ Barefoot Lodge & Safaris


Johannesburg to East Africa Overland Safari & Participation Camping (27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