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하게, 말라위

아프리카 트럭킹 15일차

by 여행하는 루나씨



Day 15



2025년 9월 13일, Kande Beach - Chitimba, Malawi



0. 상쾌한 아침!!!!!


How are you? I am great! 지나치게 잘 잤다. 딱 맞는 기온, 새벽에 멀고 먼 캠핑장 화장실 가느라 깨지도 않았고, 꿈자리도 평범했다. 물놀이 효과인가..ㅎ 에밀리는 혼자 엑스트라 텐트를 쳐서 나가고 어젯밤에 함께 한 이디스도 객실을 업그레이드 해서 나가고 나니 나 혼자 매우 편안한 밤이었나 보다.



1. 아프리카에서 가격 흥정 스킬이 생겼다


단언컨대, 나는 물건값을 깎는 사람이 아니다. 왠지 모르게 부끄럽다고 할까,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하면서 필수라는 가격 흥정을 해 본 적이 거의 없다. 그저 가격을 묻고 한 번쯤 디스카운트? 안 된다고 하면 쿨하게 돈을 내곤 했다.


그런데, 대체 아프리카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처음은 래프팅을 위한 중고 크록스를 살 때였다. 일단 처음부터 5달러 부르고 시작해서 15달러 부르는 크록스를 7달러 주고 샀다. 오늘은 멋지게 코끼리가 그려진 그림을 샀다. 그 그림이 아주 맘에 들었고 꼭 사겠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너무 비싸면 그냥 포기하려는 생각이었다. 어차피 짐 늘릴 공간도 없다.


다른 사람들이 가격을 묻는 사이에 말했다. “10달러에 줘, 아니면 그냥 갈래. “ 가격을 물었으면 아마 훨씬 더 비쌌을 것이다. (어제 다른 상점에서 30달러에 더 작은 그림을 구입한 멤버가 있다) 상인은 15달러로 답했고 그렇게 흥정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도 그림을 사기로 해서, 결국 우리는 1장당 11달러씩 내고 그는 6장의 그림을 판매했다. 좋은 거래였다.


에밀리가 흥정 스킬에 또 한 번 놀란다.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아마도 아프리카는 바가지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심각해서 어쩌다 보니 협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것 같다ㅎ




2. 음식이 점점 엉망진창이다@.@


말라위는 물가만 높고 햄버거도 슈퍼마켓 내 푸드코트 음식도 정말 맛이 없다ㅠ 오늘 점심 때는 마요네즈 샐러드를 골랐는데 햄맛이 엉망진창이었다@.@ 배 아플 것 같은 느낌.. 하나 먹어보고 모두 쓰레기통으로 직행;; 제가 그리 예민한 사람은 아닙니다만.. 흐음..



3. 느긋하게, 말라위


말라위 4일 동안 캠핑장은 두 군데, 각 이틀 동안 묵는다. 저녁에 친 텐트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걷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게다가 말라위는 인건비가 저렴한 곳이라 그런지 스텝들이 짐도 내려주고 설거지도 해 주고 텐트 치는 것 이외에 할 일이 거의 없다. 아름다운 말라위 호숫가, 쉬어가는 나라.



지난번 캠핑장에서는 스노클링 투어를 다녀왔고 이번 캠핑장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근처를 둘러볼 예정이다>< 물론 나는 스쿠터만 탈 수 있는데 여기서 빌릴 수 있는 오토바이는 모두 150cc인 관계로 캐나다 친구 L이 뒷자리에 태워주기로 했다. 오예!


오늘은 오전 7시에 출발해서 오후 3시에 도착했는데 의외로 짧게 느껴지는 이동 시간이었고(다른 날은 보통 10시간, 11시간이었다ㅎ) 텐트 치고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오토바이 여행 계획 세우고 호수에 수영하러 가서 현지 아이들과 잠깐 이야기도 나누고 샤워하고 풀숲에 나온다는 뱀도 보러 갔다 왔는데 아직 6시도 되지 않았다.


느긋하고 여유롭다.


다만 2기가의 데이터를 구입했는데 정전 사태로 쓸 수가 없습니다(?) 나원참, 오늘은 유투브 영상을 좀 볼까 했는데 또다시 고요한 저녁이다.



바다만큼 넓지만 고요한 호숫가가 보이는 바에 앉아 있으니 불평할 마음은 들지 않는다. 자꾸만 들썩들썩 춤을 추게 되는 날이었다. 잘 잤고, 이동 시간도 적당했고, 점심에 산 샐러드는 망했지만;; 맘에 드는 남자도 있고(!) 맥주와 호수와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근사한 캠핑장이 있다.


이런 행복을 만나고 싶다고 오랫동안 빌었다. 과분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행복을 만끽할 자격이 있다.



@ Chitimba Camp


Johannesburg to East Africa Overland Safari & Participation Camping (27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