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rcycle Trip in Malawi

아프리카 트럭킹 16일차

by 여행하는 루나씨



Day 16



2025년 9월 14일, Chitimba, Malawi



0. 모든 액티비티는 옵션입니다


바이크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아프리카 트럭킹 중 모든 액티비티는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27일 동안 예산 천만 원 되는 거지 뭐;; 전체 투어 비용은 하이 시즌이라 4,496usd, 당시 환율로 730만원 가량이었다. 27일의 캠핑 숙박비, 란도 이동, 간단한 식사, 투어가이드와 드라이버 고용 비용만 포함된 가격인데 좀 비싸게 느껴지기도 했다. 어차피 혼자서는 못 했을 여행이니까 감안했지만 다시 한다면 역시.. 돈이 아깝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액티비티는 반일 또는 전일 하이킹 후 로컬 타운 방문, 오토바이 렌트, 카약 등이었다. 대부분의 멤버들은 로컬 타운에 관심이 많았고 소위 서양 사람(?)들은 하이킹에 미쳐 있기 때문에 - 왜인지 알 수 없다;; 다들 산을 좋아함 - 열 명이 넘는 멤버가 하이킹을 선택했다. 호주에서 온 H와 R 부부, 영국 남자 D, 캐나다 남자 L, 그리고 뒷자리에 루나씨까지 5명은 오토바이를 선택했다. 결국 이게 가장 탁월한 선택으로 드러났는데, 하이킹 팀은 중간에 가이드가 길을 잃어서(!) 물과 음식도 없이 우리보다 늦게 캠프 사이트에 돌아오더라.



1. 바이크는 나의 로망


사실 세계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바이크 면허를 따기 위해 학원에 다녔다. 하지만 문제는 그전에 스쿠터도 제대로 타 보지 않았다는 것. 운전면허가 있으니까 당연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 무슨 일? 알고 보니 나는 자전거도 잘 못 타는 종류의 인간이었다. 겨우 스쿠터를 마스터하고 150cc 바이크로 넘어갔지만 얘는 왜 이렇게 무겁니ㅠ 2월의 한겨울에 서너 번쯤 넘어지고 난 후 포기했다. 그때 다친 손목이 아직도 아프다ㅠ 결국 누군가의 뒷자리에서 프린세스라고 놀림받으며 하루를 보낸 이야기. Special thanks to L!




2. 모르는 동네를 돌아다니는 자유


오랫동안 정해진 일정만 소화하다가 드디어 만난 반나절의 자유가 정말 달콤했다. 처음에는 다들 방문한다는 로컬 타운에 가려고 했지만 이미 시작부터 오르막 산길이라 앞날이 캄캄했으므로@.@ 반대편 어촌 마을에 방문해 보기로 했다. 나야 뭐.. 그냥 실려가는 거지, 의견 따위 없었음ㅋㅋ L은 대단한 바이커였다! (좀 반함) 바람을 가르며 도로를 달리는 상쾌한 기분. 비록 그렇게 달려서 도착한 마을에는 아무것도 없고 대낮부터 술과 담배를 즐기는 아프리카 젊은이들뿐이었지만 바이크를 타고 이동하는 과정 자체가 정말 즐거웠다.




3. 외딴 곳을 발견하는 기쁨


점심을 먹기 위해 근처 레스토랑을 검색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L이 대단한 바이커인 만큼 나머지 사람들도 만만치 않았는데, 알고 보니 H와 R 부부는 이미 바이크로 해외여행을 자주 했고(그들은 뉴질랜드 출신) D는 영국 경찰이었다. 나만 오토바이 못 타.. 특히 50대 여성 H는 사람 얼굴만 한 바위가 널려있는 산길을 가장 노련하게 올라가서 루나씨를 놀라게 했다. “You are now my role model. So sexy!" 하루 종일 사랑 고백의 현장이었다. 다음 여행 때는 나도 꼭 바이크를 멋지게 타고 싶다><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뒤에 사람을 태우고 그 산길을 운전한 L에게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루나씨는 너무 무서워서 사진도 못 찍었다ㅋㅋ 대단한 길이었다. 다만 그렇게 다다른 곳은 말라위 호숫가에 예쁘게 자리 잡은 캠프 사이트 겸 레스토랑이었다. 감동! 함께 맥주를 마시고, 물가에 왔으니 생선 요리를 먹었다. 21명의 그룹에서 복작복작 부대끼다가 5명만 오붓하게 식사하는 시간이 편안했다.



다만 이곳에서 여행 중 최악의 화장실을 만났다ㅠ 아아, 겉은 꽤 비싸고 우아한 레스토랑인데 안은 푸세식 화장실인 게 아프리카의 실체인가요.. 하아.. 정말 대단한 곳이었다@.@ 호숫가에서의 식사가 너무나 낭만적이라서 다음에 꼭 다시 오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과연 그때는 화장실이 좀 나아져 있을까?




4. 말라위 호수의 밤


해변(?)은 아니지만 누가 봐도 해변 같은 말라위 호수에 별 보러 다녀왔다. 캠프 사이트에서 호숫가로 나가는 길에는 반딧불이들이 가득했다. 낭만의 시간. 잊지 못할 말라위 호수의 밤. 아프리카 트럭킹에 대해 통틀어 말할 때는 보츠와나랑 탄자니아가 메인이고, 짐바브웨는 빅토리아 폭포 보러 가는 거지, 잠비아랑 말라위는 그냥 탄자니아 가는 길에 지나가는 정도? 라고 요약해서 설명하곤 했는데, 차근차근 되돌아보니 참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느리고, 여유가 넘치고, 편안하고, 행복했다.



@ Chitimba Camp


Johannesburg to East Africa Overland Safari & Participation Camping (27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