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렝게티를 기다리는 밤

아프리카 트럭킹 23일차

by 여행하는 루나씨



Day 23



2025년 9월 21일, Stone Towon, Zanzibar - Arusha, Tanzania



1. Shaba Boutique Hotel


어제 오후, 값싸게 예약한 호텔은 오버부킹이었다-ㅁ- 그렇지, 이런 일이 없으면 아프리카가 아니지. 무거운 백팩을 메고 더운 오후에 동네를 헤맬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 그래서 공항으로 가는 택시가 출발하는 기존 호텔에서 가장 가깝게 적당한 호텔을 잡았다. 1박에 거의 10만원 정도. 사진이 아주 근사했습니다만,,, 창문이 골목 쪽으로 나 있어서 커튼을 열 수 없는 객실이었다;; 흡사 감옥 같은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옐로우를 기반으로 한 인테리어는 예뻤고 시설도 편리했다. 조식이 맛있었고, 무엇보다 아주 오랜만에 혼자 쓰는 호텔방이라 기뻤다>< 샤워하고 맨 몸으로 그냥 나오기, 유투브 크게 틀기 등 혼자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누리며 매우 편안한 밤을 보냈다.



2. 비행기로 Arusha까지


결국 400달러짜리 Zanzibar Express를 구입한 5명과 개별 구입한 6명은 같은 승합차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이래저래 애매한 운영이다. Arusha에 도착해서는 유난히 현지인들과 대화가 잘 통하는 L이 싼 가격에 택시를 잡아주었다. 고마운 일이 많은 친구다.


우리는 두 가지 시간대로 나누어서 비행기를 예약했지만 인원이 차지 않았는지 결국 한 비행기에 모두 함께 타게 되었다. (매우 오래 지연되었다는 뜻) 기다림이 길어질 때는 맥주가 최고>< 남의 나라 공항에서 빨대로 킬리만자로 맥주를 마시고 있으니 이런 게 행복인가 싶다. 창 밖으로 뭉게구름과 야자수, 탄자니아 국기가 펄럭이고... 공항 와이파이 혜택에 감사하며 데이식스와 스피카의 벅찬 음악들을 들었다.



37인승 국내선 비행기는 너무 더웠다ㅠ 흔들림도 너무 커서 멀미가 없는 에밀리까지 막판에 구토 증상을 호소했다. 루나씨는 멀미가 심하지만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은 아니라서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잔지바르에서 아루샤로 가는 비행기는 좌석 번호가 없고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다. 더불어 오른쪽 자리에 앉으면 구름에 걸린 킬리만자로를 볼 수 있다. 에밀리와 루나씨는 가장 뒷자리에 앉아서 멋진 뷰를 감상할 수 있었다. (에밀리가 승무원에게 어느 쪽에서 킬리만자로가 보이는지 물어보고 확인했다ㅋ) 킬리만자로는 저 멀리 아주 작게 보이기 때문에 한 순간 실망했다가, 비행기에서 꼭대기가 보이는 산이라는 걸 깨닫고 그 장대함에 한참 동안 감동에 빠져 있었다.



3. Snake Park Camp Site


마지막 캠프 사이트다. 여기서 세렝게티로 출발하고 2박 3일 동안 국립공원 안에서 지낸 후 다시 캠프 사이트로 돌아온다. 그리고 케냐 나이로비에 도착하면 아프리카 트럭킹 27일 투어는 끝. 일단 도착하자마자 낙타와 어린 학생들이 우리를 맞아주었고, 캠프 사이트 자체도 아름다웠으며, 멋진 바와 70대 바텐터 마마가 있었고, 썸남과 썸씽(!)도 있었기 때문에ㅎ 오랫동안 잊지 못할 장소가 될 것 같다.


저녁은 비프스튜 한 그릇. 샐러드나 채소 없나요ㅠ 투어 가이드의 음식은 좀... 힘들다;; 캠핑투어 음식이 너무 맛이 없어서 운동도 한 번 못 했는데 살이 쏙 빠졌다. 배고프니까 그냥 먹어두는 멤버가 있고 입맛 없어서 못 먹는 멤버가 있었는데 내가 바로 못 먹는 그 사람이야ㅠ 하지만 여성분들, 힘들어서 살 빠졌는데 예뻐 보이는 그 상황 아시죠? 3월부터 7개월째 여행하는 동안 제일 예뻤다ㅋㅋㅋ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쏭달쏭한 밤이었다.



국립공원에 들어가면 휴대폰을 충전할 곳이 없기 때문에 충전기 전쟁이 시작되었다@.@ 휴대폰과 보조 배터리 2개까지. 잔지바르에서 안내가 있었다면 보조 배터리 정도는 미리 충전했을 텐데. 투어가이드도 하루만 사는 사람처럼 공지를 하고 있다ㅠ 반전은 사파리 트럭에 충전 포트가 있었다는 것(!!!) 한밤중과 꼭두새벽에 충전하느라 애쓴 사람들의 노력은 뭐가 되죠? 어젯밤에 얘기가 된 건지 편하게 질문했더니 투어가이이드는 자기가 공지했는데 우리가 못 들은 거라며 버럭 화를 냈다(!!!) 루나씨와는 끝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이 가까워지니 감정 컨트롤이 안 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당연한 질문에 화를 내면 안 되지... 프로 정신이 많이 부족한 청년이었다. 어쨌든 사파리 트럭 충전 포트는 되는 자리도 있고 안 되는 자리도 있었기 때문에 미리 충전할 필요는 있는 것 같았다.


갑자기 술 땡기는 날인데 맥주는 배가 불러서 진, 마마가 추천해 준 현지술, 위스키까지 신나는 밤을 달리고 느지막이 잠이 들었다. (물론 늦어봤자 밤 10시ㅋㅋ) 아프리카 트럭킹 27일 투어를 계획하게 한 가장 중요한 계기, 세렝게티. 두근거리는 밤이었고, 더 떨리는 밤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 Meserani Snake Park


Johannesburg to East Africa Overland Safari & Participation Camping (27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