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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UX

관찰의 중요성

by 버터멜론

아침에 일어나 종종 문 앞의 로켓 프레시 물건을 꺼내 오는 일이 있는데요. 프레시백 벨크로를 여는 일은 여간 불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이는 보냉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능적 트레이드오프라고 볼 수도 있지만, 성인 남성도 뜯어내기 힘든 구조, 뜯을 때 나는 불편한 소리 등은 프레시하지 않은 모닝 경험을 주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만약 벨크로에 옷이 엉키기라도 한다면, 그건 정말 끔찍할 것 같네요). 무엇보다 이러한 문제가 계속된다면, 소비자는 박스 배송과 같은 다른 옵션을 선택하게 되고, 이는 결국 기업의 추가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13824_42934_5846.jpg 쿠팡 프레시백 / 출처: 쿠팡뉴스룸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사용자 경험에 대한 올바른 관찰입니다. UX 전문가 입장에서는 누구보다 빠른 문제 인식이 필요한 것이고요. 이를 위해서는 편한 일상 속에서도 자신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자기 관찰(self-monitoring)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자기 관찰은 단순히 경험을 세분화 하는 것을 넘어, “왜 이 불편함이 발생하는가?”와 같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지속적으로 질문하는 행동 기반 질문(behavioral inquiry)의 과정을 포함하는데요. 이 과정은 자신이 속한 도메인에 대한 전문성과, 관련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특정 분야에 익숙해질수록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전환되게 마련입니다. 극단의 효율성을 찾기 위해, 우리 뇌는 자연스레 인지 부하(Cognitive Load)를 줄이려는 시도를 하게 되고 처음의 불편들은 어느새 익숙함으로 덧칠이 되어 버립니다. 결국 새로운 이용자의 초반 경험을 가볍게 생각하고 온보딩 실패를 마치 유저가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돌려 버리기도 합니다. 실제 게임 회사에서 근무하며, 또 새로운 게이머로서 이러한 현상을 종종 느껴왔기도 하고요.


Cognitiveload_custom20240418153831.webp 출처: https://staff.ki.se/education-support/teaching-and-learning/cognitive-load-and-learning



특히 성숙한 제품과 서비스일수록 초기 사용자 경험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새로운 사용자의 경험을 직접 관찰하고 그들에게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사용자 인터뷰, 사용성 테스트, 사용자 저니맵을 작성하고 구체적인 해결책들을 실행한다면, 유저의 초기 온보딩 과정이나 제품/서비스 이용 중 디테일한 부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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