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라이킷 6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안네의 일기

2022 베이징 올림픽

by 바닷물 Dec 23. 2024
아래로


최근 2022 베이징 올림픽을 시청하면서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선수들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삶의 흔적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노력과, 노력만큼 성숙한 마인드를 가진 선수들을 보다 보면

그들 앞에서 나는 점점 작아지고 만다.

나도 모르게 자괴감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


나는 지금껏 무얼 하며 살아왔는지.

저들처럼 삶을 밀도 있게 살아오지도 못했으면서

갓난아기에서 아기로 성장한답시고 쓰고 있는 이 글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언젠가 꼭 공개해서 나 이렇게 멋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당당하게 외치는 날이 올 수는 있을지.

그저 비웃음만 사게 되는 것은 아닐지.


그러나 이 모든 위험요인을 걱정하면서도 나는 절대 글쓰기를 멈출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글쓰기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의 글, 그 삶의 흔적들을

언젠가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소통하고 싶은 마음을 포기할 수가 없다.


나의 가장 솔직한 마음들과 부끄러운 과거부터,

그로부터 천천히 배워나간 내 삶의 교훈들.


조금은 더딘 성장.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언제나 나를 일으키고 깨우쳐준 사람들.

나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우리 가족들까지.


스스로를 표현하고픈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지만,

이토록 부끄러운 삶을 살아온 내게도

감히 포기할 수가 없는 선택인 건지.


그래서 생각했다.

내가 누구보다도 약하고

또 누구보다도 어리석다면,

이렇게 어리석고 보잘것없는 한 소녀가 존재했다는 기록을 남겨두는 역할을 하겠다고.


세상에는 멋있는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처럼 많이 부족하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이런 평범한 소녀도 분명 있었다고.

그 소녀는 생존하고자 있는 힘을 다해 노력했고, 나중엔 흩어져 자연으로 돌아갔다고.

그 옛날 안네의 일기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밝은 마음을 잃지 않았던 안네와 그 당찬 마음을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21세기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이렇게 평범하게 살다 간 어느 바보 같은 소녀도 있었음을.

그냥, 꾸준히 기록해보려 한다.


애초에 대단한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서 작아지는 것은 조금 멋없다.

여러분, 세상에는 이런 멋없는 사람도 있어요.


나 같은 생각을 하며 살아온 이들이 또 있다면,

감히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은

미처 감추지 못한, 까무잡잡한 욕심이다.


조금만 귀엽게 봐주세요 ㅎㅎ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작가의 이전글 용서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