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146 by The Happy Letter
누구는 도와 달라 크게 소리치고
누구는 다급히 전화를 하고
누구는 땅에 털썩 무릎 꿇고 앉아 고개 숙여 울고
누구는 흐느끼며 두 손 모아 기도를 한다
하굣길 모페드moped 타고 가던 학생이
찻길 사고로 넘어지며 심하게 다쳤다
오가던 차들은 뒤엉키며 찻길을 다 막아버리고
모두들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길 가던 사람들도
하교하던 학생들도
갑자기 일어난 끔찍한 광경에 울음을 터뜨리고
안타깝게도 1초 2초 시간만 계속 지나가고 있다
그때 누군가가 하늘을 보라 외쳤다
매일 생사(生死)의 기로(岐路)를 오가며 살아가는 우리는
일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본다
몇 분 채 안 되어 멀리서 다가오는 ‘닥터헬기’
국가(國家)가 나를, 우리를 지켜주리라 믿으며 산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아침마다 일하러 가려 집을 나서고
퇴근 후 회식도 하고 모임에도 간다
국가가 골든 타임 내에 나타나 나를, 우리를 구해주리라 믿으며 산다
그렇게 우리는
차를 타고 등하교하고 배를 타고 여행도 가고
매일 걷는 길을 오늘도 또 걷는다
by The Happy Letter
모페드(moped) : 모터 달린 자전거.
닥터헬기(doctor helicopter) : 『의학』 위급한 환자나 부상자를 병원으로 실어 나르는 헬기. 의료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전문 의료진이 동승하여 환자를 치료하면서 이송할 수 있다.
골든 타임(golden time) : 『사회 일반』 재난 사고나 응급 의료 등의 상황에서, 생명체의 생존 가능성이 높은 시간. 이 시간 내에 구조 활동이나 응급 처치가 이루어져야 생명을 살릴 수 있다.(Daum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