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고래
이상한 날이에요.
오늘 하루 종일 여기저기서
고래 그림과 사진, 글을 접했거든요.
문득
사진첩을 뒤져 봅니다.
예전에 찍었던
아주 예쁜 사진이 생각났거든요.
석양이 아름다웠던 날
그 노을 바다 위로
고래 한 마리가 유유히
넓은 하늘 위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저 구름 고래를 보며
장자의 곤과 붕 이야기를 떠올렸었어요.
북쪽 거대한 바다에
크기가 수천리에 이르는 물고기 '곤'
어느 날
날개가 수천리가 된다는 커다란 새 '붕'으로 변하여
구만리 상공을 날아 남쪽 바다로 간다는 이야기죠.
한 존재가 제한된 삶의 틀에서 벗어나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 초월의 경지로 나아가는
이야기이지요.
실은
오늘이 제겐 무척 떨리는 날입니다.
예약 판매했던
《이완의 순간들》이 독자분들께 도착했거든요.
좁은 제 손을 떠나
많은 분들께 날아간
《이완의 순간들》이
부디 더 넓은 세상으로
자유롭게 거침없이 나아가길
염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