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엄마와 통화를 했다.
엄마는 이런저런 얘기 끝에 아무렇지도 않게, 위 조직 검사를 받았고, 결과가 애매해서 한 달 뒤에 다시 검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말 아무렇지 않게.
엄마의 말속에는 나를 자극하는 단어들 투성이었다.
암. 조직검사. 결과. 다시 검사...
나라면 입 밖으로 꺼내기도 싫은 말들.
꺼내다가 울어버릴 말들.
엄마는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 아주 괜찮은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 말라고.
나는 울고 싶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머릿속에 이미 암치료의 모든 과정이 지나갔기 때문에.
하지만, 괜찮다는 엄마의 말을 믿고 싶었다.
엄마는 정말 괜찮은 건지, 괜찮은 척하는 건지 잘 모를 말투로 말했다.
쓸데 없는 걱정을 과하게 하는 걸 보니,
나는 엄마 딸이 맞다.
엄마와의 전화를 끊고도 머릿속에는, 암, 치료, 수술, 항암,.. 같은 단어가 떠돌아다녔다.
아마 엄마가 괜찮다는 것을 확인 하기 전까진
난 이모양일 것이다.
엄마가 암일까 봐.
엄마가 그 힘들고 무서운 길을 걸어야 할까 봐.
나는 너무나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