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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 같은 나의 삶도 위대하다고 말해준다면

by 철봉조사러너

영어 배울 때 동사가 참 중요했던 생각이 난다.


명사도 중요하다고 해서 단어를 많이 외웠다. 문제는 그거와 상관없이 난 영어를 못했다. 심지어 놀라운 사실은 국어는 잘한다고 생각해서 문과를 갔는데, 수능 성적은 국어를 제일 못 봤다. 이래저래 나의 정체성을 처음 의심하게 된 계기였다... 그래서였는지 난 어린 시절에 참 중심에 섰던 기억이 거의 없다.


명사, 동사는 중요하다. 국어는 물론 영어, 그리고 말하기에 있서도 어쩔 수 없다. 소통의 중심이 되니까. 반면에 부사는 솔직히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다. 그러나 부사를 깊이 인식한다면 어감이 정말 매우 달라진다.


이 부사에 주목한다. 돌이켜보면 우리말에 있어서 부사가 없는 삶은 없었다. 작은 말 한마디에 서로 간에 얼마나 큰 오해와 나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던가. 그 순간들을 기억해 낸다면 이 책의 많은 이야기가 깊은 성찰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얼마 전 나의 삶에도 주기적으로 때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이 왔다.

다행인 건 이 시기에 <부사가 없는, 삶은 없다>도 같이 와 줬다는 거다.


대체로, 억지로, 설령, 감히, 어차피, 그럭저럭, 갓, 하필, 자꾸 무턱대고, 일단, 지금, 문득, 벌써, 비록, 무심코, 당연히, 과연, 아직, 덜, 더, 아예


'기어이' 해내는 사람보다는 '꾸준히'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그렇게까지 비장해지고 싶지는 않다.


지금의 내게 필요한 대목이었다.


삶의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저자인 소위 작가님은 일반적인 사회적 기준으로 봤을 때 매우 뛰어난 사람이다. (천재...) 그런데 어떻게 보면 그렇게 부럽지만은 않을 수 있는 아니, 오히려 고난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그 상황을 결코 너무 긍정하지도 너무 부정하지도 않은 적당한 아름다움으로 표현한다.


소위의 브런치스토리


한약업 기업인이자 교육인, 시민활동가인 김장하 선생님(1944~)의 삶은 이 시대의 잔잔하고 깊은 감동을 준다. 평생을 남에게 알리거나 과시하지 않고 장학금을 지원하던 그에게 장학금을 받던 어떤 학생이 김장하 선생님께 감사인사를 했다고 한다. "제가 선생님 장학금을 받고도 특별한 인물이 못 되어서 죄송합니다."


그러자 김장하 선생님께서는

"내가 그런 걸 바란 게 아니야. 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고 있는 거야"

이 말씀이 갑자기 생각났다.


가끔은 나 자신을 다정하게 쓰다듬고 꾸준히 고통의 순간을 조금은 가벼이 넘어간다. 그리고 남을 위해 기도한다. 결국 이를 통해 일상에서 힘이 되고 나의 운명을 만들어 감으로써 삶을 설명할 수 있다. 이제, 우리 모두 부사를 통해 깨달은 소소한 일상의 위대함을 느껴보자. 우리의 말도 그렇고 사회도 부사 같은 평범한 사람이 지탱하고 있는 거라 믿게 되었다.


아직, 망설이고 있나요? 인생의 1도를 바꾸는 작은 시도는 지금 당장!


운명을 이와 함께.


이 책은 말해준다.

혹시나, 조금 멀리 돌아가거나 시도가 꼭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의 부사 같은 삶도 그 자체로 이미 위대하다 말해준다.


제거 사면서 광명시 도서관에도 하나 사라고 시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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