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쓰는 자유
언제부터 인지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무난한 인생을 살아왔던 나다. 특별히 모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다.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번듯한 직장은 아니어도 꾸준히 월급을 받으며 살아갈만한 직장에 다녔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을 때도 밥을 굶지는 않을 거라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세상 일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현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냉혹했다. 잠시 잘되는가 싶었던 회사는 어느새 어려움에 빠지게 됐다. 사업이 기울어지니 평온하던 인생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자 걷잡을 수 없이 삶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누구에게도 하소연을 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은 내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누가 등을 떠민 것도 아니었다. 강제적으로 시킨 사람도 없었다. 제대로 된 꿈이 없는 것이 문제였다. 꿈이 없으니 목적이 바로 서지 않았다. 목표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제대로 된 꿈이 없는 도전은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져 들게 했다.
잠을 못 이루는 밤이 계속됐다. 어려울수록 정신을 바싹 차려야 했다. 당시의 나는 의지가 그리 강하지 못했다. 의지할 것은 술뿐이었다. 술을 마시면 잠시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잠시뿐이었다. 지인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는 것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그럴수록 상황은 나빠지기만 했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멍한 상태가 계속됐다. 답답한 상황을 벗어날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 기존에 하던 일로는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절망의 순간 운명처럼 찾아온 것이 바로 글쓰기였다. 작가가 될 생각은 없었다. 그저 글을 쓰기 시작하니 마음의 응어리가 조금이나마 풀어지는 듯했다.
돌이켜보면 글쓰기를 시작한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글을 꾸준히 쓰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그을 썼다. 그러 더 어느 날, 돌파구가 글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유는 글에 있었다. 일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글쓰기는 내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자유에 꽂히자 글을 쓰는 것이 즐거웠다. 답답한 일이 있으면 글로 풀었다. 지인들은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글을 쓰면 내 생각을 오롯이 담을 수 있다. 내 생각을 꾸준히 쓰다 보니 이 길이 바로 내 길이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