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ilbreak
“Be yourself. Everyone else is already taken.” (Oscar Wilde)
책이 나오려면 한 달 정도 남은 것 같다.
참 오래도 걸렸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시간도 많이 까먹었다.
하지만 덕분에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다.
모든 처음은 가르침을 준다.
배움은 내가 감각하는 만큼의 크기로 온다.
얼마 전, 누군가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자기 이야기를 쓰지? 무섭지 않아?"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그 말을 듣자마자 무서워졌다.
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나라는 사람이 누구고, 뭘 했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알게 되겠구나.
마치 나 홀로 뉴욕 타임스퀘어 한가운데에 벌거벗고 서있는 것 같았다.
나 정말 괜찮을까?
내가 글을 쓸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떠올려 보았다.
� 나 자신과 아이들에게 쓴다.
보편적인 타인에게 충고하지 않는다. 나 스스로 잊지 않기 위해 쓴다.
내 의견은 내 독특한 경험과 관점에서만 맞기 때문이다.
혹시 누군가가 공감해 준다면 아마도 비슷한 입장에 있는 분일 것이다.
공감은 덤이다.
목표해야 할 일이 아니라, 감사해야 할 일이다.
� 생각은 열어 쓰고, 감정은 닫아 쓴다.
아무리 진솔하다 해도 내 생각이라면 열어 쓴다.
확정형으로 "~이다"라고 쓰지 않고 "~인 것 같다."라고 쓴다.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이 들어올 수 있게 자리를 내어 준다.
기쁘다, 슬프다, 기대된다, 자랑스럽다... 내 감정이라면 닫아 쓴다.
느낌을 담백하게 전달할 수 있다.
� 경험을 쓴다. 진실만 쓴다.
직접 경험을 통해 느끼고 배운 걸 쓴다.
그 경험을 함께 했던 누가 봐도 불편하지 않게 쓴다.
'아, 그때 정말 그랬지' 기억을 되살리고, 감정을 되살리되
그분들의 감정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의식, 무의식 중에 거짓을 말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한다.
� 타인을 비판하지 않는다.
지금껏 비판할만한 사람을 경험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비판을 읽고 쓰는 게 누구에게도 가치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소중한 책에 남겨 우울함을 박제할 필요가 없다.
안 좋았던 기억은 버린다.
꽉 찬 쓰레기통 비우듯 인생에서 비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좀 떳떳해도 될 것 같다.
사람들이 책을 읽고 나를 알아 버려도
좀 뻔뻔해질 수 있을 것 같다.
나,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