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주만 하더라도 우리의 루틴이 좋고 웃음이 좋고 다 잘 풀릴 것 같아서 진짜 가족이 된 것 같다고 혼자 흥얼거렸었는데 이번에도 별거는 또 이렇게 황당하게 온다.
우리가 이번엔 진짜로 이혼을 할 수 있을지 아니 별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먼 땅에서 그와 함께 사고 그와 함께 살고 그와 함께 꿈을 꿨던 집에서 혼자 생존을 하려니 조금 심난해서 뭐라도 적어야겠다.
차근차근 왜 우리가 이 정도에서 그만해야 하는지 잊지 말자.
슬픔에 젖어 다시 돌아가지 않도록 나를 붙들어 줄 건 나밖에 없다.
웃음소리, 공유 사무실 너머 서툰 손길의 마우스질 소리, 코 고는 소리에 다시 감정을 불러일으키려는 내 편안함으로 기우는 관성을 꼭 붙잡아야 한다. 오늘, 다음 달, 몇 년은 잘 살겠지만 결국 우리는 평생을 함께 할 순 없다.
작년의 별거 이후 우리는 이 위기를 기회로 그 누구보다 더 혁신적이고 아름다운 커플이 되자고 재결합을 했다. 사람 안 변한다지만 그는 변했었다. 나는 변하지 않았었다. 그래도 그는 꽤 기다려줬다. 그리고 그도 다시 돌아갔다. 누가 봐도 안 어울리는 두 사람. 모두가 대박이라고, 축하보다 신기함이 더 많았다. "너네 오래 못 가"라고 맞는 말을 하는 사람들의 코를 꼭 납작하게 만들자고 우리는 더 돈독해지기도 했었다.
모든 생활과 숨길이 노력이었고 둘 다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삼일 후면 그는 떠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날이 마지막 날이 되는 걸까.
이런 슬픈 생각 집어치우고 우리는 그냥 여기서 접는 게 서로에게 서로의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나는 그냥 혼자 잘 살면 된다. 같이 있는다고 해서 그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라는 걸 배웠으니.
누구든지 이별은 다 하고 산다.
누구든지 하는 그 이별을 진작에 할 수도 있었는데 내가 미루고 내가 붙잡아서 여럿 피곤하게 한 것이다.
이별을 해야 할 때가 왔다.
그냥 다 살아진다. 내 35년 인생에 진정으로 슬프고 깊은 이별을 한 적은 없다.
별로 사랑하지 않았거나 자연스럽게 멀어졌거나.
누구나 다 힘들어하는 이별이고 겪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