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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법

by 보리아빠

나를 역겨워하고

나를 해충이라 하고

나를 싫어한다 해도


나는 여기 몸을 누이고 있다


너희의 욕심으로

너희의 방치로

너희의 어리석음으로


내가 살 수 있게 됐다


내가 싫다면

내가 더럽다면

내가 혐오스러워도


조금만 참아다오


이렇게 가느다란 가지에

수액이 얼마나 나오겠나


이게 내가 사는 법이다


그러니

조금만 참아다오


나도 먹고는 살아야지



- 내가 사는 법, 2025.10.17. -




수액을 먹어야 나도 살 수 있어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노린재목의 일종으로,

콩과 작물이나 벼과 작물에 기생해

수액을 빨아먹는 해충의 한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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