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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율 Aug 30. 2024

내가 살고 있는 세상, '자본주의'

「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

# 계기 ;

  휴직 후, 독서의 시간을 누리기 시작하면서 내가 제일 먼저 손에 잡은 책이다.

  2012년 EBS에서 다큐프라임 '자본주의'(5부작)를 TV로 방영했을 무렵에도 시청했었다. 영상의 일부는 그동안 학교에서 학생들의 수업 자료로도 활용한 적이 있건만,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인 '자본주의'에 대해 다시 한번 더 개괄해보고 싶었다.

  다큐멘터리 영상 내용을 EBS에서 책으로도 출판한 건 알고 있었다. 자본주의의 여러 가지 기초 개념과 관련된 사회 현상, 역사를 이해하기에 EBS만큼 쉽게 풀어서 알려주는 자료도 없다. 요즘에도 경제경영 분야에서 사람들이 많이 읽고 있는 책.

  다만 2012년에 방영된 내용을 책으로 옮겨 놓다 보니, 12년의 시간차에 따른 오늘날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각자 다시 생각해봐야만 한다. 내가 이 책을 읽는 기간 동안  올해 4월에 방영된 EBS의 다큐프라임 '돈의 얼굴'(6부작)을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하기도 했다.

# 흐름 [목차]

프롤로그_길 잃은 자본주의,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1장 '빚'이 있어야 돌아가는 사회, 자본주의의 비밀

2장 위기의 시대에 꼭 알아야 할 금융상품의 비밀

3장 나도 모르게 지갑이 털리는 소비 마케팅의 비밀

4장 위기의 자본주의를 구할 아이디어는 있는가

5장 복지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 기억하고픈 내용 [발췌]

- 은행은 자기 돈으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남의 돈으로 돈을 창조하고, 이자를 받으며 존속해 가는 회사인 것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 사회가 빚 권하는 사회가 된 이유이다.


- 중앙은행의 역할은 한마디로 시중의 통화량, 즉 돈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다. 돈이 지나치게 부족해지거나 너무 많아지면 본격적으로 개입해 이 상태를 바로잡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앙은행은 두 가지의 중요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 첫째는 이자율(기준금리)을 통제하는 것이다. (중략) 이자율을 낮추면 시중의 통화량이 증가하고, 반대로 이자율을 높이면 통화량은 줄어들게 된다.

- 중앙은행은 통화량을 조절하는 또 하나의 방법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직접 새로운 화폐를 찍어내는 일이다. 미국 금융위기 이후 우리가 뉴스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바로 '양적완화'였을 것이다. (중략) 이자율을 낮춰서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한계에 부딪혔을 때 중앙은행은 직접 화폐를 찍어내서 국채를 매입하는 방법으로 통화량을 늘린다.


- 사실 중앙은행이 계속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이자' 때문이다. (중략) 결론적으로 은행 시스템에는 '이자'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이 이자를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 결국 중앙은행은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한다'는 임무를 가지고 있지만, 통화량이 늘어나는 속도를 늦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자본주의 시스템 때문에 스스로도 화폐를 계속 찍어내면서 통화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 돈의 양이 늘어나면서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되고, 인플레이션이 따라온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은행'이 있고 '중앙은행'이 있는 한, 인플레이션이란 결코 피해 갈 수 없는 치명적인 현상인 셈이다.

-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지속적으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이 반복된다.

- 인플레이션 후에 디플레이션이 오는 것은 숙명과도 같은 일이다. 왜냐하면 이제껏 누렸던 호황이라는 것이 진정한 돈이 아닌 빚으로 쌓아 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이란 것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시스템에는 없는 '이자'가 실제로는 존재하는 한, 우리는 다른 이의 돈을 뺏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만 한다.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운다.


- 돈은 '빚'이다. 은행이 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대출'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즉, 돈은 '빚'이라는 형태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진다. 누군가 빚을 지는 사람이 있어야 자본주의는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말과 같다. 그리고 그 '빚'에 대한 이자를 받아 은행은 수익을 챙긴다. '빚'이 없으면 은행도 없다.


- 국제거래에 통용되는 결제수단을 기축통화라고 하는데, 달러가 바로 기축통화인 것이다. 그래서 세계의 수많은 돈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돈은 달러이다.

- "2008년 미국의 금융 문제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그 이유는 미국이 크기 때문입니다. 세계 총생산량의 25%를 차지합니다. 인정하려 하지 않지만 명백한 사실입니다.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세계가 감기에 걸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미국 기업이 활동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전 세계와 무역합니다. 단연 가장 큰 수입국이고 가장 큰 수출국입니다."


- '금융자본주의'라는 말은 노동력을 중심으로 하던 자본주의에서 금융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로 전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 실제 노동력이 돈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돈이 돈을 만드는 사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상품을 만들어내는 노동을 하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부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바로 '투자'라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투자라는 명목으로 수많은 돈이 한꺼번에 은행으로 들어온다. 그래야 은행이 그 돈을 굴리면서 또 다른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재테크'라는 말은 명목상 '당신의 돈을 투자해서 수익을 벌어가라'는 말이지만, 그 이면의 진실은 '어서 은행에 당신의 돈을 쏟아부어 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 "금융회사, 즉 은행들은 '금융상품을 팔아서 이익을 내는 회사다'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 "금융 생활을 좀 더 효율적으로, 또 합리적으로 이뤄서 좀 더 나은 풍요로운 세상을 살기 위해서 개개인에게 필요한 자질이 바로 금융 이해력입니다. (중략) 돈이라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금융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태도를 가지실 필요가 있습니다."

- 개인이나 가계의 금융 의사결정은 개개인이 지닌 금융이해력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다. 이는 청소년기의 학교와 사회,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금융 교육의 깊이와 넓이에 비례하게 돼 있다. 이제 금융에 관한 지식과 활용 능력이 빈부 격차를 더 벌려놓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므로 금융 이해력은 우리가 갖추어야 할 필수 능력이다. (중략) 돈이 없으면 한시도 살 수 없는 금융자본주의 사회에서 금융에 대해 모르는 것은 총 없이 전쟁에 나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소비의 차원에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자본주의에 속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소비마케팅은 최첨단 기술과 과학을 동원해 우리를 '착각'과 '불안' 속에 빠뜨리고, 끊임없이 과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자신의 수입에 맞지 않는 과소비를 했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그렇다. 빚을 지게 된다. 독자 여러분의 경우는 어떤가? 과연 당신은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고 자신하는가?

-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끊임없이 '소비'를 강요당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 소비 습관은 내가 자발적으로 키운 것이 아니라 바로 마케터들에 의해 '길들여진' 것이다.

- 모든 것은 바로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무의식적으로 수많은 광고에 노출된 결과이다.


- "마케팅이란 다양한 기술을 사용해 전략적으로 유혹해서, 이유는 모르지만 그 상품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 마케팅의 꿈은 소비자의 무의식을 점령하고 마음대로 조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꿈의 정점은 바로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 자본주의 사회에서 쇼핑은 패배가 예정된 게임이다.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를 살면서 정말로 행복하고 싶다면, 소비에서 행복을 찾기보다는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에서 답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내 안의 감정을 관찰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개선에서 스스로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인플레이션-디플레이션 경제순환주기는 자본주의가 본질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위기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은행은 대출을 통해 돈의 양을 늘리고 중앙은행은 시스템에는 없는 이자를 만들어내기 위해 돈을 찍어내다 보면 인플레이션은 극대화되고, 경제위기라 부르는 디플레이션은 필수로 따라온다. 신용이 좋은 사람부터 대출을 받기 시작해 저신용자까지 대출을 받아 생산적인 활동이 아닌 소비 활동에 집중하다 보면 거품은 터지고 파산하는 곳이 속출한다.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들어가면 시중에는 돈이 부족해지고 금융위기도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 지금 이것은 단순한 지역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인 문제이다.

- 세계화가 전례 없는 풍요를 가져다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화가 시작되면서 부와 빈곤의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불평등이 커졌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 지표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하지만 또한 가장 불행하기도 하다. 거기다가 국가에서는 사회복지에 대한 지출을 최소화함으로써 국민들의 삶을 나락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청소년들에게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성인과 똑같이 자살률도 높다. 그리고 '돈이 제일 중요하다'는 황금만능주의에 젖어들고 있다.


- 자본주의는 인류가 부를 생산해 내는 데 있어서는 최적의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중략) 그렇다면 자본주의가 가진 이러한 장점은 고스란히 살리면서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소득의 불균형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소득의 불균형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적인 안전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 현대 자본주의가 낳은 양극화, 불평등, 빈부격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지자본주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 복지는 자본주의 하에서 불안한 미래에 대한 일종의 보험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세금을 내서 그 돈으로 보험을 싼값에 공동구매하는 것과 같다.

- 사실상 복지 문제는 그저 동정심에 기대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복지를 해야만 자본주의가 붕괴되지 않기 때문이다.

- 우리가 해야 할 복지는 '퍼주기식 복지'가 아니다.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생산적인 복지이며 약자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건강한 복지다. 이런 방법을 통해 소비가 촉진되고, 자본주의는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 생각 더하기 [+]

  이 책의 내용은 학교의 교과서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겠다 싶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 꼭 알아야 할 자본주의 작동 원리에 대한 기초 지식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분야의 기초 입문 이론서로 추천하고 싶다.

  문득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문과의 선택 과목으로 '경제'를 택했던 기억이 난다. 앞으로 필요하고 알아두면 유용할 것 같아서 나도 '경제' 교과를 선택했지만, 그때 배운 내용은 실제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론이었다. 당시 배웠던 수요 곡선과 공급 곡선 같은 내용이 신기하게 생각되면서도 수능 대비 문제를 풀며 기계적으로 적용 가능한 걸 보면 '경제가 이렇게 간단하게 답이 나오는 거였나' 싶어 의아한 마음도 생겼다.


  역시나 어른이 되어 내가 사회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느낀 경제 상황은 어렵고 복잡했다. 쥐꼬리만 한 월급을 받던 사회초년생 무렵 펀드 투자가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뒷북을 치듯 따라 해 본 펀드 투자는 이익은커녕 나에게 눈물의 손실만 안겨 줬다.

  난 쫄보라서 위험이 다소 낮은 편이라는 적립식의 펀드를 해보았는데도 내 펀드는 망했다. 차라리 적금이나 할 걸 뒤늦게 후회해 보아도 소용없었다. 나를 둘러싼 거시경제의 큰 흐름을 읽고 경제 지식을 충분히 갖춘 상태에서 투자한 것이 아니라, 다들 펀드로 이익을 봤다길래 안 하면 왠지 나만 손해인 것 같은 느낌으로 결정했던 투자기에 결국엔 손해만 보고 말았다. 투자에 대한 두려움과 트라우마만 남긴 채. 돌이켜 생각하면 당시의 나는 재테크 욕망만 쫓으며 금융 이해력은 부족했다. 

  아직도 내게 경제는 어렵다. 자본주의의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제에 의식적으로 관심을 두고 공부하며 소식에 귀를 열어두고 있으나 쉽지 않다. 어떤 경제 현상을 보고 스스로 깨닫기보다는 누가 설명을 해줘야 '아, 그렇구나' 하고 이해하게 된다. 그래도 앞으로도 경제만은 꾸준히 공부하고 알아봐야 할 중요한 분야라는 것은 안다. 시간이 쌓이면 내 능력(?)도 점차 나아지리라 믿어본다.  

                                                                                                           [내 길 위의 파랑새를 찾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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