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는 과연 진짜 보호일까
팔로우를 하고 있던 강아지 가구 업체(로이드)의 인스타그램(@roid_love)에 제품 내용이 아닌, 다른 사진이 올라왔다. 내용인즉슨, 공장에 다녀오는 길에 눈앞에서 대형견이 차 사고를 당했다는 것이다. 아무런 방어도 없이 80킬로 차도 위를 오가던 개를 앞서가던 벤츠 차량이 그대로 들이받았고, 그 큰 몸을 속수무책으로 부딪힌 것을 눈앞에서 지켜보았다고 한다.
차량 앞부분이 크게 파손될 만큼의 충돌이었지만, 사고를 낸 차주는 개를 원망하며 자리를 떴고, 리트리버는 힘겹게 다시 일어나서 도로를 배회했다고 한다. 로이드 실장님은 그것을 두고 볼 수 없어서 개를 차도 밖으로 끌어내 한 시간 이상 곁에서 보호하고 쓰다듬어 주었단다. 하지만 그분에게도 특별히 신경 써야 할 노견과 아이가 있고, 대신 받아줄 가족도 없어서 결국 그 리트리버를 구조대의 손에 보냈다는 이야기였다.
며칠 뒤 올라온 포스팅에는 현재 포천시 보호소에 슬픈 표정으로 몸을 구부려 앉아 있는 리트리버의 모습이 있었다. 이름도 사연도 없이 보호소 등록 번호로만 불려지고 있을 그 아이. 직접 구조해서 한 시간 넘게 몸을 쓰다듬어 주던 로이드 실장님은 얼마나 마음이 쓰일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아마 그분의 하루하루, 매 시간이 이 아이를 데리고 오지 못한 무거움으로 점철되고 있을 것이다.
차량 앞쪽이 크게 파손될 정도의 사고를 당했는데도 외관상 멀쩡하니 '건강 양호', 그리고 바로 보호소로 입소된 큰 개. 온전히 고개를 들 수도 없는 좁은 철창 속에 살인적인 폭염에도 그저 기다리고 있는, 어떤 고통을 품고 있는지도 모르는 그 개를 2주간 철창 속에 넣어 두고, 입양이 되지 않으면 안락사를 시키는 이 과정을 과연 보호라고 할 수 있을까. 보호는 개를 위한 것일까, 인간을 위한 것일까?
차라리 모른 척하는 것이 나았을지를 되뇔 수밖에 없는 현실에 눈물이 난다.
보호자 공고 기간도 끝나고, 입양자를 기다릴 수 있는 시간조차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보호소의 개들이 다 입양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한 아이만 특정 지어 구조해 달라고 하는 것도 못할 일이다. 그러나 할 수 있는 일이 글을 쓰는 것 밖에 없어서 쓴다.
누군가의 시선에 부디 이 아이가 닿을 수 있기를.
이 세상의 모든 개들이 주어진 생을 누릴 수 있기를.
약한 동물에게 악한 짓을 하는 인간들이 똑같은 벌을 받기를.
생명을 사고파는 일들이 사라지기를.
누군가는 개를 죽이고 누군가는 살린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개를 살리는 쪽이라고 믿고 싶다.
7월 16일(수)
레트리버레스큐(@retrieverrescuelv)에서
구조했다는 연락을 받았니다.
기적이 일어났네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아직 보호소에 있는 다른 동물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여전히 아픕니다.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가 자리 잡길 간절히 바랍니다.
동물을 대하는 태도가 국가의 위대함을 말해준다. -간디-
#사지말고입양하세요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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