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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에 잠깐 등장한 짧은 줄에 묶여있던 개

포에버 도그 P200~250

by 윤영

천 년 이상 운동과 이동은 일상생활의 본질적이고 결정적인 구성요소였다. 수렵 채집인들은 털 뭉치 친구를 데리고 직접 발로 이동하면서 영양분을 찾아 헤매고 사냥하는 것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많이 움직일수록 뇌가 커지고 똑똑해졌다. 이 복잡한 사회 구조 안에 개들도 포함되었다.


많은 미디어가 '좌식 생활은 새로운 흡연'이라고 보도했다. 2015년 '내과의학연보'에 실린 분석과 검토에 따르면 원인을 막론한 모든 조기 사망이 좌식 행동과 관련이 있었다. 더해서, 움직이는 것 자체가 질병과 죽음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2분 동안 의자에서 일어나는 간단한 움직임만으로도 염증을 통제하는 효과가 있다. 만성 염증이 적으면 암이 생길 확률이 낮아진다.


개들도 마찬가지이다. 개들은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많이 움직여야 한다. 뛰어다니고 냄새 맡고 밖에서 돌아다니는 시간이 늘어나면, 조기 노화와 우울증을 포함한 질병의 위험이 낮아진다. 개의 우울증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람의 우울증과 불안이 급증하는 것처럼 개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개는 매일 몸을 움직여야 한다. 어떤 식으로 움직여야 하는지는 개의 성격이나 신체 상황,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모든 개에게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 운동은 가장 심오한 스트레스 관리 도구이기도 하다. 사람의 경우 유산소 운동을 20분 하면 항불안 효과가 4~6시간 동안 지속된다. 매일 반복하면 누적 효과가 생긴다. 동물도 마찬가지이다.


선택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 개들은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자격이 있고 그런 힘이 반드시 주어져야 한다. 당신은 산책할 때 개가 오른쪽으로 갈지 왼쪽으로 갈지 선택하도록 얼마나 자주 내버려 두는가? 이는 개에게 목줄을 매고 걷거나 복종하는 법을 가르치는 문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개에게 어떤 결정들을 위임할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독재가 아닌 협력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개가 당신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면서 계속 냄새를 맡으려고 할 때 녀석의 욕구를 얼마나 자주 들어주는가? 길에서 오랫동안 냄새를 맡으면 얼른 가자고 목줄을 당기지 않는가? 개들에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통제 수단을 제공하는 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기 삶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해 선택권이 전혀 없는 개들이 많다.


모든 삶의 영역에서 개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는 것은 선물과 같다. 행위의 주체성을 내어줌으로써 개가 자신의, 그리고 당신의 행복 실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존중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개의 자신감과 삶의 질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당신에 대한 감사와 믿음도 커진다.




지난주(8/6) 방영된 나는 솔로 27기


출연자들이 개 짖는 소리에 당황했던 장면으로

목줄이 짧게 묶인 개가 잠깐 등장한다.

아마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그 장면을 그냥 지나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언뜻 보기에 바닥에 앉기도 힘들 정도로

짧은 줄에 묶여 있어서 걱정이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호미로 목이 찍혀 있는 (학대당한) 상태였다.

다행히 화면에서 그것을 본 천사 같은 분이 구조하여

견주로부터 분리시키고 현재는 치료를 받는 중이라 한다.


개가 구조된 이후 사람들은

"네가 그래서 그렇게 짖었구나"라고 한다.

개가 짖는 것은 사람이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것과 같이

어떤 의사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개가 짖는 것을 무조건 나쁘게 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개는 3살 아이의 지능을 가진, 인간과 똑같은 생명이다.

그들을 1m도 안 되는 줄에

묶어놓고 사육하는 것 자체가 학대다.


아직도 서울 외곽, 지방에는 많은 개들이

짧은 줄에 묶여서 밭지킴이, 농장 지킴이로

여름엔 뜨거운 태양을 고스란히 받으며,

겨울에는 추위를 피하지 못하며 힘든 삶을 산다.

이제 개를 짧은 줄에 묶어서 사육하는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잘해서 인간으로 태어나고

그들은 무엇을 잘못해서 개로 태어난 것이 아니다.

찰나의 우연에 의해 입장이 바뀌어서

태어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단, 5분이라도 상대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는

마법(法)이 있다면

약한 존재를 학대하는 일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그런 법이 없으니

당신이 직접 마법을 부릴 차례다.

우리나라 개들의 혹독한 현실은

당신의 짧은 참여로 바꿔나갈 수 있다.


동물을 대하는 태도가 그 나라의 수준을 보여준다. - 간디-


국회전자청원 > 국민동의 청원 > 줄사육 전면 금지 및 조건부 이행 기준 마련을 위한 동물보호법 개정에 관한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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