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여운 것들] 감상평
내면은 없고 겉 껍데기만 아름다운 존재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았다.
유명한 감독, 상을 받은 영화라는 타이틀 외에도 뭔가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영화라는 영화평이 나를 이끌었다.
머릿속에 무언가를 담고 여러 가지 사고들이 서로 굴러다니는 그 시간이 절실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마주한 영화는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여배우의 모습과 고급스럽고 멋진 의상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벨라의 여정을 따라가는 나의 시선에, 그리고 생각들이 담겨있는 영혼에 작은 균열들의 상처가 생기는 것을 느꼈다.
나는 영화를 보며 벨라가 인지하지 못하는 벨라의 상처들을 감수하고 있었다. 벨라는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있었으나 초기 영아기에 발달되어야 하는 필수적인 애착관계조차 가지지 못한 그저 불완전한 존재로써, 스크린 밖에서 그녀를 바라볼 수만 밖에 없는 나에게 상처를 주었다.
영화의 다른 인물들은 벨라를 탐욕스러운 시선으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이용했으며, 삶을 원하지 않은 그녀를 되살린 갓윈조차 자신의 태생부터 시작된 지식을 위한 잔인한 실험을 벨라를 통하여 지속하였다.
영화에 등장하는 그 누구의 정서도 공감이 되지 않았다. 그저 좋은 외모에 비싸고 멋진 옷을 둘러 입은 사람들과, 그 와는 다른 헐벗고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아무 감정이 없는 뜀뛰기 운동을 지속할 뿐인 사람들의 모습을 나열해 주었다.
오래된 철학가들의 생각을 읽는 도서를 손에 쥐고 머릿속에 그것들을 담는 부자들의 모습과, 영화 말미에 벨라가 의학을 공부하며 시험준비를 하는 그 모습은.
어쩌면.. 저게 좋은 거야. 맞는 거야.
하는 페이크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인과응보의 세상사로 벨라를 위험에서 구했으며 주인공 시점에서 당연하였지만 타인 시점에서 절망의 결말을 보여주었다. 끝맺는 그들의 현재시점은 아주 평화롭고 발전적이었으며 우아해 보였다.
하지만 영화를 마치며 나의 마음이 불편했던 건 계속 느껴왔던 그 의미들의 페이크가 너무도 아프게 다가왔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체감하는 세상 또한 다르지 않기에,
내면의 채워짐은 지식과는 다른 것으로 구분되어야 하지만, 높은 지식의 등급을 소유한 사람을 부러워하며 선망하는 직업을 가진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불합리함은 내가 속하여 살아가는 현실이다.
눈에 보이는 것들과 그것들을 보기 좋게 펼쳐놓은 아름다운 영상미를 보여준 그 영화는, 내게 여러 가지 생각들을 내던져놓았다.
내면은 없고 겉 껍데기만 아름다운 존재.
현실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그리고 현실의 당신들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현재의 세상.
그 날것의 비릿한 맛을 보여주는 듯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