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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Cinema Aphorism_154

-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154

by 김정수

CA766. 앤서니 밍겔라, 〈리플리〉(1999)

그 사내가 그 남자를 죽인 것은 그 남자가 그 사내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그 사내의 사랑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인간이 인간을 무시한다는 것은 얼마나 몹쓸 일인가. 동시에, 상대의 목을 조르는 리플리의 마지막 선택은 그 사랑이 자신의 미래를 위한 한 불리(不利)로 작용할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결말은 얼마나 전복적인가.


CA767. 뤽 베송, 〈잔 다르크〉(1999)

성자는 어쩌면 극심한 강박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정신질환자인지도 모른다는 당돌한, 또는 불경스러운 질문 또는 의문의 과감한 제기.


CA768. 이안, 〈와호장룡(臥虎臧龍)〉(2000)

문제아를 ‘길들이기’ 위해서는 지극한 참을성과 사랑이 필요하다. 무도(武道)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바로 그 길들이기 또는 가르침의 지난함을 아름다운 몸짓 언어로 보여준다.


CA769. 스파이크 리, 〈썸머 오브 샘〉(1999)

뜨거운 여름은 인간을 광기의 늪으로 몰아가고, 그 광기에 젖어든 사람들만이 연쇄살인의 악몽을 견뎌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지나간 시절의 실화다.


CA770. 나홍균, 〈신혼여행(身魂旅行)〉(2000)

공포냐 미스터리냐―. 아마도 이 갈림길에서 방향을 못 잡고 ‘기꺼이’ 헤매버린 것이 이 영화의 가장 중대한 문제가 아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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