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의 대답.
남편에게 물었다.
혹시 아빠가 된다면 어떤 아빠가 되고 싶으냐고.
제시된 두 가지 예는
친구 같은 아빠와 권위적인 아빠.
극단적인 예뿐이었지만
굳이 말하자면 권위적인 아빠가 되고 싶다는
예상밖의 대답으로 나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덧붙인 설명이
내가 생각했던 권위적이기만한 부정적인 아빠의 모습은 아니라
조금은 다행이었지만.
남편의 말은
자식에게 만만해 보이는 아빠가 되고 싶지는 않다는 뜻이었다.
그 말을 듣고서야 잠시 나의 생각이 오해였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당연히 친구 같은 아빠의 모습을 꿈꾸리라 생각했던
나의 착각 또한 깨닫게 되었다.
아이를 낳아보면 물론 달라지겠지만
부모가 아이를 대하고자 하는 마음이
언제나 같을 수는 없다.
그런 다른 마음이 벌써부터 서로에게 의문을 남게 한다.
막상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면
얼마나 다른 생각들이 서로를 부딪히게 할지 모르겠다.
둘 중 누구 하나 정답이 없고
두 사람을 제외한 주변의 다른 목소리에도 휘청이는 나날을 보내다 보면
막상 우리가 다짐했던 육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각자의 생각과 가치관이 크게 틀리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일방적인 주장과 그로 인해 누군가 위축되는 육아는 결국 아이를 산으로 가게 할지도 모른다.
누구보다 우리 두 사람 사이에 배려와 존중이 가장 필요해 보이는 시기다.
앞으로 갈수록 중요해져만 가는 날들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그때마다 서로에게 가장 귀를 기울이며
그날들을 지켜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