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억하는 오늘의 나 _ 첫 이야기
사람들은 가끔 삶과 죽음이 한 끗 차이라고들 한다.
멀쩡히 살던 그 남자가 다음날 아침 이유를 모른 채 일어나지 못하고, 한 발 차이로 사고를 당해 목숨을 빼앗기는 어떤 여자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내 아이는 조금 달랐다. 목숨이 이렇게도 끈질긴 거구나. 숨이 끊어진다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것이구나.
꼬박 일 년 반을 나의 곁에서 생명의 끈덕짐을 알게 했다.
병원에서 나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의사들의 말을 우습게 만든 하트는 나와 두 번의 벚꽃을 피웠고, 두 차례의 뜨거운 계절을 보냈으며, 한 번 하고도 반쪽짜리인 단풍을 물들였다.
함께 지나 보내는 시간들에 대한 감사함이 조금은 잦아들 때 아이는 지난 수년간의 나의 바람대로 가족이 있는 따뜻한 집에서 나의 곁을 떠났다.
수도 없이 쓰러졌지만 곧 벌떡 일어나 영화 속에서나 보이는 영웅처럼 내게 와 준 나의 하트야, 나는 지나간 날의 너와 나를 글로 쓰고 싶다. 나의 연필 끝에라도 너를 녹여 곁에 남기고 싶다.
너를 너무나 사랑했던 내 기억이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섞여 흐릿해지기 전에.
너와의 추억을 내뱉으며 너를 보낸 후로부터 멈춰 버린 내 시간의 숨도 조금은 트일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