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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그리고 혼자

드라마 제목 써보기

by 산들하람



이번엔 드라마 제목을 따라 써봤다.

‘우리들의 블루스, 나의 해방일지’

좋아해서 여러 번 본 유일한 드라마이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다.

누구나 조금씩 부서지며 버티는 하루,

서툴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으로

하루를 잘 살아내려는 우리들의 사는 이야기.


‘나의 해방일지’는 혼자 살아가는 이야기다.

세상의 속도를 잠시 멈추고,

조용히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

그 시간 속에서야 비로소

나를 알고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게 생긴다.


같은 먹물로 쓴 두 제목이지만

한쪽은 따뜻하고, 다른 한쪽은 고요하다.

아마 인생이란 것도

그 두 가지 색을 오가며 만들어지는 이야기일 것이다.


함께여서 다행이고,

혼자여서 자유로운 순간들.

오늘의 붓끝은 그 사이를 천천히 지나간다.

멈추지도, 서두르지도 않은 채로.

번져나가는 먹물처럼 스며든다.


함께 있음과 혼자 있음,

그 두 세계의 경계에는 조용한 온기가 있다.

누군가의 말을 떠올리며 웃다가,

문득 나를 돌아보며 잠시 멈추기도 한다.


사는 일도, 글을 쓰는 일도

결국은 이처럼 선을 그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삶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그 안의 여백이 나를 닮듯이 말이다.


오늘도 나는 천천히,

마음이 머무는 자리를 향해 붓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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