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장소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때면 어릴 적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기다리던 그날처럼 설레고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당신은 그 선물보다 더 선물 같은 사람이었으니까요. 당신이 오기 전 나는 연신 거울을 보고 머리를 만지고 옷매무새를 가다듬곤 했고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오늘은 어떤 표정으로 인사를 할까 머릿속으로 많은 연습을 했습니다.
이윽고 당신이 도착해 내가 보인다고 보낸 메세지를 받아보는 순간 심장은 미친듯이 요동을 치고 미리 연습 했던 인사도 잊어버린 채 엉뚱한 인사로 당신을 맞았어요. 그런 내가 귀엽다는 듯 웃는 당신을 보며 나도 긴장을 풀곤 했습니다. 우리는 손을 잡고 익숙한 카페를 찾아가 일과를 이야기하고 단 한 번도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은채 서로만을 바라봤습니다.
그건 분명 사랑이었습니다. 그 눈빛에서 나오는 다정함과 내뱉는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애정은 사랑이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었으니까요. 그러니까 분명 우리는 사랑을 한 게 맞습니다. 그게 사랑이 아니면 뭐가 사랑이었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