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난 몰랐네......
" 하~~~ 피곤하긴 피곤하네~~~ 꼬박 하루가 걸리네 하루가~~~"
카타르 항공 QR-0859편을 통해 경유지인 인도를 거쳐 한국땅에 도착한 호구는 긴 여행으로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었다.
' 지금 이 시간이면 다들 집에 있겠지??...... 괜히 말을 안 하고 왔나? 의심하는 것도 병인데... 에이~~~ 참 이놈의 의심병은........'
호구는 괜한 의심을 하지 않았나 스스로 자책하고 있었다.
" 아이고~~~ 손님 양반이요~~~ 진짜 간만에 공항서 이까지(여기까지) 장거리 손님을 태았십니더~~~ ~~~ 고맙십니더~~ 해외서 모처럼 들리신 거 아입니꺼? 식구들캉 좋~~은 시간 보내이소~~~"
공항 택시기사의 고향이 경상도라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었다.
" 제가 감사하지요~~~ 기사님도 안전 운전하시고요??~~ 고맙습니다~~~"
호구도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었다.
" 띵동? 띵동? "
" 띵동? 띵동? "
초인종을 여러 번 눌러도 집안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 지금 몇 시야? 밤 12시가 넘었네?? 다 자나?? "
호구는 식구들이 잠에서 깰 것을 염려하여 조심스럽게 도어록 비밀번호 XXXXXXXX를 누르고 있었다
" 어~~~~~ 어~~~~~~ 어~~~~~~~ 이게 뭐야???? "
호구는 기겁을 하며 그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집에는 꼬망꼬망 한 아이들이 밥을 먹고 밥상도 그대로 둔 채 아들인 정만이는 안방에 거꾸로 누워 잠을 자고 있었고 막내딸 말숙이는 식탁 옆에 숙제한다고 펴놓은 책을 머리에 깔고 새우처럼 웅크리고 잠을 자고 있었다..
호구의 눈에선 불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아내인 미호가 야간 잔업을 한다 해도 집안을 이렇게 내 팽개쳐 놓고 다닌 다는 것은 내성적인 호구라 할지라도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 수밖에 없었다.
" 아무리 바쁘다 해도 그렇지~~~ 집안을 이 꼴로 만들어 놓고 아직도 안 들어와?? 이게 말이 되냐고 말이~~~"
" 담배~~~ 담배 어딨지? 담배~~~ 에이~~~"
호구는 아파트 802호에서 내려와 그대로 편의점에 들려 끊었던 담배를 사들고 구석진 공터에서 담배를 뜯고 있었다.
" 후~~~~~ 후~~~~"
호구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대여섯 가치의 담배연기로 삭히고 있었다
“그래~~~ 일단 얘들 엄마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자~~~... 왜 이런 상황이 일어났는지?.. 왜 이렇게 집이 엉망진창이 됐는지?”
호구는 분노를 삭이며 집으로 들어와 집안을 정리하고 있었다.
" 드르륵~~~ 드르륵~~~"
엉망인 집 안을 치우며 호구는 먼지가 뿌옇게 쌓인 미호의 화장대도 걸레로 닦고 서랍 안까지 닦으려는 순간
" 어?? 이건 뭐야?? 이게 뭐지?? "
서랍 안에서 통장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통장을 열어 보았다.
" 강성희? 누구지?? 뭐야??? 오천만 원??!!"
통장에는 처음 보는 강성희라는 사람으로부터 오천만 원이 들어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건 또 무슨 일이지?"
온통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호구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어 답답한 시간만 흐르고 있었다. 시계침은 벌써 밤 12시를 지나 1시로 향하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아파트를 내려와 단지 내 놀이터에서 담배 한 가치를 입에 무는 순간 반대편에서 자동차 라이트 불빛이 밝게 비치고 있었다. 자동차가 멈춘 후 차에서 내리는 것은 호구의 아내인 미호였다
' 정만 엄마!!!'라고 부르려는 순간
" 어머~~~~ 자기야!!!!! 오늘도 고마워~~~~ "
미호의 야사시한 콧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 쾅~~~ "
XX 자동차 운전석 문이 '쾅' 하고 닫히며 키는 땅딸막하고 몸은 호리호리한 미상의 남자가 미호 앞으로 다가와 진한 것도 아닌 찐한 키스를 퍼붓는 것을 그녀의 남편 호구의 가시거리 (可視距離 ) 안에 포착이 되고 있었다.
순간 호구는 이성의 끈을 놓아 버리고 놀이터 옆에 세워져 있는 큰 대걸래를 잡고 두 XX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 야이~~~~~~ XXX야!!!!!! 이 짐승만도 못한~~~~~~~ "
부둥켜안고 있는 두 동물들을 향해 무자비하게 대걸레 몽둥이를 휘두르고 있었다.
" 윽!!! ~~~"
갑자기 뒤통수를 가격 당한 미상의 남자는 그 자리에 쓰러졌고 호구를 본 미호는 사시나무 떨듯 화가 오를 대로 오른 호구를 향해 무릎을 꿇고 살려 달라며 두 손을 모아 삭삭 빌고 있었다.
큰 소리가 들리자 아파트에선 꺼졌던 불들이 하나둘씩 켜지며 베란다 고층 주민들은 사단의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고 아파트 단층에 주거하는 주민들은 한 명씩 한 명씩 불구경하는 것 마냥 직접 관전을 위해 경비아저씨와 함께 현장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작은 체구의 미상의 남자는 호구가 아내 미호를 추궁하는 틈을 타 정차된 차에 슬며시 올라타고 줄행랑쳐버리고 있었다.
" 야~~~~ 이XXX!!!! 거기~~~ 거기 안 서!!!!~~~"
자동차를 따라가 보았지만 이미 자동차는 편의점을 지나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숨을 헐떡이며 편의점 쪽으로 따라가 보았지만 우사인 볼트( 100M 세계 신기록 보유자)가 아닌 이상 호구는 그를 따라잡을 순 없었다.
"당신!!! 당신이 인간이냐? 어~~~ 당신이 얘들 엄마 맞아??? 맞냐고?? 당신이 사람이냐고? 어!~~~ 내가 누구 때문에~~~~. 어~~~ 그 사막 모래바람 맞으며~~~~ "
자리로 돌아온 호구는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하고 통곡과 오열을 하고 있었다.
"어머 남편이 중동으로 일 하러 갔는데 집사람이 바람이 났나 봐~~~~ 어머 어쩜 저럴 수가 있어?? 어휴 그것도 현장에서 바로 들켰나 봐~~~. 저 사람은 사람도 아니네 그치?! 경수 엄마?"
주위에 있는 구경 나온 이들은 이제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었다.
503동 101호 주민인 진영엄마가 옆집 경수 엄마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그렇지 저 여자는 인간이 아니여~~~ 아니구 말구지~~~ "
경수 엄마도 맞장구를 치고 있었다.
" 여보~~~ 미안해~~~ 한 번만~~~ 한 번만 봐줘~~~~ 이번에 딱 한번이었다구~~~ "
미호는 한 번만 봐 달라며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있었다.
" 내가 동네사람들 창피해서~~~~ 일단 들어와 올라가서 얘기하자고 빨리~~~~"
호구는 주위 사람들이 너무도 부끄러워 미호와 함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지금 얘들도 자고 있으니까 ~~ 조용히 하고 안방으로 들어와~~~”
집에 들어선 호구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며 여전히 무릎 끓고 빌고 있는 미호를 향해 호구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미호에게 전하고 있었다..
" 툭~~~"
호구는 통장을 건네고 있었다.
“이거 누구야? 사실 대로 말 안 하면 내가 지금 당신한테 어떻게 할지 모르니까... 사실대로 말해!....”
호구는 차분함과 침착함을 넘어 무서움이 오백프로 묻어 나오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미호를 추궁하고 있었다.
“이거는~~~~ 이거는~~~ 이 통장에 입금된 돈은 이 집 내놔서~~~ 계약금 조로 십 프로 받은 거야 여보~~~”
미호는 자포자기라도 한 듯 개미 같은 목소리로 모든 것을 털어놓기 시작하고 있었다.
“ 야!!!! 이제 당신이라고 이야기하기도 싫고~~~ 야!!!! 이게 네 집이냐?~~~ 그럼 이 집 팔리면 니 새끼들 하고 나는 어떻게 하라고 이 짓거리를 한 거냐?~~~~ 난 도저히 도저히 너를 용서할 수가 없네~~~~. 아무리 흥분을 감추고 이성을 찾으려고 해도 그렇게 만들질 않네 이 상황이~~~~ ”
침착함을 유지하던 호구는 다시 열이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기 시작하며 안방에 있는 화장대를 부수려는 순간 호구는 그 순간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이 이 상황을 알면 얼마나 상처를 받을까 하는 생각이 호구의 뇌리를 스치고 있었다.
“좋아 그럼 지금 이 집은 계약금만 받은 상태고 명의가 내 명의로 돼있으니까 내 허락 없이 진행이 된 거니까 내일 이 계약금 돌려주고 없었던 거로 하자고 얘기하고..... 내일 다시 너하고 나 하고 얘기는 다시 하는 거로 할 테니까 내일~~~~ 아니 아니~~ 오늘 아침이지~~~ 오늘 아침 일찍 계약한 사람한테 계약금 보내 알았어??!!”
호구는 몇 시간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안방의 형광등만 바라보며
“ 하하하하~~~~. 이라크에 가도 날파리 니가 나 보다 낳구나~~~~하하하하하하~~~.”
호구는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침 8시 30분 미호는 계약자인 강 성희 씨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여보세요? 강성희 씨죠 정신아파트 503동 802호 집주인인데요... 사정이 생겨서 계약은 없던 거로 할 테니까 계약금은 오늘 돌려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사 준비가 바쁠 건데 이런 연락을 드려서요.....”
개미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호구의 아내 미호가 이야기를 한 순간
“아니 아줌마! 누구를 호구로 아세요?~~~ 계약을 했으면 그대로 이행을 해야지 지금 와서 이렇게 나오시면 우린 어쩌란 겁니까?”
계약자인 강성희씨는 어이없다는 듯 크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 아주머니 저희 집사람 실수로 계약을 했고 그리고 제 허락도 받지 않고 진행이 된 건이라 좀 이해해 주시고 계약금은 돌려 드릴 테니까 없었던 거로 하시고 좀 이해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아주머니 제발요~~~”
이 광경을 목격한 호구는 미호의 전화기를 뺏어 정중하다 못해 애원하며 설명하고 있었다.
“ 아니 아저씨!!!! 누구를 바보로 아세요 당신네 자꾸 이러면 큰코다칠 줄 알아!”
계약자인 강성희씨는 말을 놓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뭐! 당신들 큰코다쳐? 이 아줌마가?~~~ 좀 이해해 주라며 이렇게 부탁하는데도... 말을 놓고 안 된다고 하면~~~ 우린 법대로 하면 됩니다~~~ 까짓것 내 허락도 없이 진행이 됐고 계약금 돌려주면 그뿐이지 않습니까? 안 그래요 아줌마? ”
호구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였다...
“아저씨 말 잘했네요~~~ 법대로 한다 했죠? 좋습니다~~~~ 그럼 법대로 합니다. 지금 내 동생이 변호사로 있는데 지금 옆에 있으니까 얘기나 한 번 들어 봐요~~~ 이 아저씨야~~~”
계약자 강성희는 동생인 변호사 수임에게 전화기를 넘기고 있었다.
“아저씨 저는 아저씨 하고 언성 높여 싸울 생각도 없고 아저씨도 법대로 한다 하셔서... 제가 한 가지 법조항을 가지고 설명드리겠습니다.”
첫째 아저씨는 매매가 안 된다 하시는데 민법 제563조 (매매의 의의)에서는
“매매는 당사자 일방이 재산권을 상대방에게 주겠다는 약정이 있고 상대방은 그 대금을 주겠다는 약정이 있으면 그 효력이 생긴다.”라고 법조문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 여기서 당사자 일방은 집을 팔고자 하는 매도인(명의가 구미호로 되어있어)에 전혀 하자가 없고 팔겠다는 의사표시를 알리며 약정을 했고 상대방인 매수자 누나인 강성희는 사겠다는 약정을 했으므로 그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이 매매는 하자 없는 유효가 마땅합니다."
" 그리고 특약 사항으로 저희 누나가 계약을 해제할 시 계약금의 두 배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명시해 두었고 계약금을 이미 매도자인 구미호씨에게 통장으로 전달이 됐으므로 계약금 반환 소송을 취하게 되면 아저씨는 보내드린 계약금 오천만 원에 오천만 원을 더해 일억 원을 저희 누나 강 성희한테 주시면 됩니다. 이 이상도 이 이하도 아니니까 저희는 법대로 처리하고 오늘부터 계약금 반환 소송 들어갈 것이므로 더 이상 저희 쪽에는 불필요한 접촉을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만 전화는 끊도록 하겠습니다."
이 말을 다 듣고 난 호구는 너 털 웃음을 지으며
“ 인생 더럽게 재수 없네 하하하하~~~~~언제 명의가 내 명의에서 이 사람한테 바뀌었냐? 이제 생돈 오천만 원도 날리고 가정도 파탄 나고 ~~~~ 인생 헛살았네~~~ 헛살았어~~~ 내가 미호 당신을 믿은 내가 잘못이지! ~~~~”
“구미호”
" 이름값 하네 이름값~~~~ 진짜 난 몰랐네~~~ 하하하하하~~~~ 이번 생은 구미호에 홀려 인생 나락으로 빠지네 하하하하하~~~"
" 나도 이름 값 했어~~~ 이름값~~~~..... 김호구~~~"
호구는 고개 숙인 미호를 뒤로 하며 현관문을 나서며 허탈한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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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563조 : 민법 제563조를 이해하는 것이 살아가면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적용해 보았습니다
재미와 법을 쉽게 이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