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고 미루던 일.
그런데 어제도 대책없이 달게 잤다.
마감에 쫓기며
나에게 두 가지 능력이 생겼는데
하나는 일처리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진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나의 실력을 과대 평가해
불안, 초조해 하지도 않는다는 것.
실력이 늘었다는 증거일까?
충분히 시간 안에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을 때에야 비로소
불안과 강박이 사라지고
먹고 놀고 잠자는 원초적 본능을
마음껏 충족시키며 사는 내가 아니던가.
그런데
마감 직전에 일거리를 쌓아놓고도
잠을 잘 자다니...
사람 일은 알다가도 모르는 법.
강박 덩어리이던 내가 이렇게 천하태평이
될 줄이야.
그런데 이런 변화 참 반갑다.
어차피 해결하지도 못할 일이라면
그냥 잊고 푹 잘 수 있는 성격이
부러워 보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내가 지금 그렇게 살고 있다니.
세상사 별 것 없고
지나고 나면 다 해결될텐데
아등바등 이고 지고 살던
나의 이십 대, 삼십 대가
되돌아보니 참 아련하고 가여웠구나.
오늘이 지나면
홀가분하게 내일을 즐길 수 있겠지!
일단 마무리 하러 가자!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