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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호랑나비

by 글바트로스

아침 강변

굽이치는 푸른 은빛 물결

넋 놓고 바라보는데,

누군가

다가온 것 같은 낯선 느낌.


이리저리 둘러봐도

눈에 띄는 사람은 없고

어디서 날아왔는지

뒷발목에서 날개 폈다 오므리는

발칙한 호랑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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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모르던

천방지축 누군가 떠올라

그대로 두었더니

난생처음 장만한 새 집인 양,

운동화 성긴 올마다 입맞춤 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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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사월 사순절에 발 씻어주는 장면

철 지난 장날악극처럼 무심했지만,

지금 발목에 퍼붓는 나비 입맞춤에

녹아내릴 기미 없던 빙하심연

어느새 녹았는지.


자꾸만 간지럽히는 작은 날갯짓

그만 떠나가라고 발소리 탁탁 울리면

순식간에 날아올라

땅바닥에 죽은 듯 엎드리는 모습,

남의 나라 살던 낯익은 얼굴 닮아

불현듯 미안해지려는 찰나,

얼룩날개 너울대며 날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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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있을 제집 못 찾고

작은 날개 펴대는 여린 춤사위,

집 없이 떠도는 영혼 들숨날숨처럼 애처로워

내쫓는 대신 풀밭까지 동행했더니

잊고 살았던 제 고향집인양

강변 풀꽃 위로 훨훨 날아가는 호랑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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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나비도,

본향집으로 날아가고 있는 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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