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강변
굽이치는 푸른 은빛 물결
넋 놓고 바라보는데,
누군가
다가온 것 같은 낯선 느낌.
이리저리 둘러봐도
눈에 띄는 사람은 없고
어디서 날아왔는지
뒷발목에서 날개 폈다 오므리는
발칙한 호랑나비!
겁 모르던
천방지축 누군가 떠올라
그대로 두었더니
난생처음 장만한 새 집인 양,
운동화 성긴 올마다 입맞춤 해댄다.
해마다
사월 사순절에 발 씻어주는 장면
철 지난 장날악극처럼 무심했지만,
지금 발목에 퍼붓는 나비 입맞춤에
녹아내릴 기미 없던 빙하심연
어느새 녹았는지.
자꾸만 간지럽히는 작은 날갯짓
그만 떠나가라고 발소리 탁탁 울리면
순식간에 날아올라
땅바닥에 죽은 듯 엎드리는 모습,
남의 나라 살던 낯익은 얼굴 닮아
불현듯 미안해지려는 찰나,
얼룩날개 너울대며 날아온다.
어딘가 있을 제집 못 찾고
작은 날개 펴대는 여린 춤사위,
집 없이 떠도는 영혼 들숨날숨처럼 애처로워
내쫓는 대신 풀밭까지 동행했더니
잊고 살았던 제 고향집인양
강변 풀꽃 위로 훨훨 날아가는 호랑나비.
내 영혼나비도,
본향집으로 날아가고 있는 중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