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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의 무게, 책임의 무게

가볍게 들 수 없는 삶의 짐, 그러나 놓을 수 없는 사랑

by 아델린

가방은 단순한 물건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각자의 하루가, 그리고 각자의 책임이 담겨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출근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고,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지키기 위한 생존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아이를 지키는 엄마이자,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매일 그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섭니다.
그 안에는 도시락, 아이의 비상약, 가족의 서류, 그리고 오늘도 버텨야 하는 저의 하루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가방의 무게는 단순히 물건의 무게가 아니라, ‘살아내야 하는 마음의 무게’였습니다.


처음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날, 저의 가방은 단숨에 무거워졌습니다.
그때부터 이 가방은 저의 어깨를, 마음을, 그리고 인생을 함께 짊어졌습니다.
무언가를 꾸려 넣을 때마다, 그건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제 하루의 각오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출근 가방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그 안에는 아이의 웃음과 눈물이, 미처 털어놓지 못한 제 마음이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단단해야 했던 가장의 마음, 매일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써야 했던 한 사람의 엄마로서의 마음.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가방이 있습니다. 출근길, 무거운

마음으로 가방을 드는 사람.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 출근일지도 모르는 두려움을 안고 책상 위 짐을 차곡차곡 챙기는 사람.
갑작스러운 권고사직 앞에서 가족을 떠올리며 울음을 삼키던 이의 가방.


그리고 내일을 위해, 생계를 잇기 위해, 다시 일어나기로 결심하며 문을 나서는 사람의 가방.
그 가방의 무게는 누구에게는 생존의 무게이고, 누구에게는 사랑의 무게이며, 누구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소명입니다.

저 또한 매일 아침, 가방을 듭니다. 아이는 아직 잠결에 손을 흔들고, 창밖은 희미하게 밝아옵니다.
이 가방을 든다는 것은 ‘오늘도 나의 자리를 지킨다’는 뜻이자, ‘가족을 향한 책임을 다시 껴안는다’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너무 무거워서 버스 안에서 가방을 내려놓고 싶은 날도 있습니다. 이 길이 맞을까,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스스로에게 묻는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그럴 때마다 아이의 얼굴이, 가족의 웃음이 떠오릅니다.
그 순간, 다시 어깨를 펴고 묵직한 가방을 붙잡습니다.




가방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 안에는 책임, 불안, 사랑, 그리고 내일을 향한 의지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누구도 쉽게 대신 들어줄 수 없는 짐이지만, 그 무게 덕분에 저는 오늘도 서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가방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버겁고, 무겁고, 내려놓고 싶지만, 이 가방 안에는 제 삶이, 제 가족이, 그리고 제 사랑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으로서, 엄마로서, 한 사람으로서 오늘도 저는 가방을 듭니다. 비틀거려도, 주저앉고 싶어도, 이 가방을 다시 들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사랑하는 가족이 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가방의 무게는 결코 가벼워지지 않겠지만, 그 안에는 오늘을 살아내는 용기와 내일을 향한 희망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내일도 이 가방을 들고, 다시 세상 속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그 무게를 이겨내는 마음, 그것이 바로 제가 살아가는 방식이니까요.






책임은 짐이 아니라, 사랑이 머무는 자리다. - 아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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