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의 실체 A부터 Z까지』: 탐구하는 아이 키우기

(5) 캐스 머독 저, 박스라.고은지.이요나 공역

by 박지아

Jun 26. 2025

IB 교육이 최근 교육계에 큰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IB 교육을 도입하거나 고려 중인 교사분들,

IB 교육이 무엇인지 알고 싶고, 자녀에게 탐구적 사고를 키워주고자 하는 학부모들,

교육에 대해 성찰할 기회가 필요한 예비교사나 교사분들을 위한 책이 나왔습니다.

개인의 성찰을 위해 읽거나 스터디 모음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재밌는 책이라 소개하고 싶었어요.

▲ 표지가 아주 산뜻하게 잘 나왔다. 색상도 100점!

❚ 박스라, 고은지, 이요나 공역, 『탐구의 실체 A부터 Z까지』

▶ IB 교육이란?

독자 여러분들은 'IB'에 대해서 아시는지요?

저는 이 개념을 전혀 몰랐어요. IB교육이 교육학 분야 베스트셀러를 독점할 정도로 최근의 '대세'라는 이야기는 들어 봤어도, 그게 정확히 어떤 과정인지는 몰랐지요.

IB 교육은 국제 바칼로레아 기구에서 개발한 국제 표준 교육 과정입니다.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중심의 탐구, 토론, 문제 해결 능력을 강조하며, 국제적인 소양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고 하는군요. 한국에서는 2011년 경기외국어고등학교를 시작으로 현재 일부 국제학교 및 공립학교에서 IB 교육 과정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요약하자면, '주도적으로 탐구하는 아이', '사회적인 아이', '리더의 자질이 있는 아이'를 키워내는 게 바로 IB 교육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 이 책의 핵심적인 주제 단어들

▶ '탐구하는 아이'를 키우고자 하는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책

이 책의 주요 타깃은 교사입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학부모에게도 큰 도움이 되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탐구적 가치를 키워주기 위해 우리가 무엇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지, 그리고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탐구'가 아이들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고민할 수 있게 하거든요.

이 책은 A부터 Z까지, 탐구에 대한 26개의 핵심 단어를 선정해서, 각 용어가 학습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깊게 풀어줍니다. 마치 탐구 단어장과 같지요. 교사들이 특정 용어를 중심으로 논의하거나, 현재 설계된 탐구단원과 수업을 성찰하며 개선할 수 있는 출발점을 제공하는 책이에요.

더불어, 이 책은 '탐구'의 주체가 누구여야 하고, 왜 '탐구'가 중요한지, 왜 아이들을 '탐구'하는 사람으로 길러야 하는지 교사뿐만 아니라 모든 어른들에게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IB 교육이 추세가 되면서, '탐구하는 사람'의 의미가 중요해지고 있어요. 이 책은 IB 교육을 시도하려는 교사, 그리고 학부모들에게도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이 듭니다. 교육의 기반은, 교육자의 철학이니까요.

❚ 역자 소개

이 책의 역자님들은 하나같이 IB 교육의 최전선에서 연구하고 활동하시는, 그야말로 IB의 전문가들이세요. 교육자이기도 하시고, 한국에 IB 교육을 알리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시지요.

박스라 역자님은 미국 노스이스턴일리노이대학교에서 언어학 석사 학위를, 아델피대학교에서 교육 드라마 석사 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19년 이상 IB 국제학교에서의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IB 연수자 및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국내에서 IB 철학과 초등 교수법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교사 인생의 절반 이상을 미국과 싱가포르에서 보냈으며, 현재는 한국 소재 국제학교에서 드라마 교사로 재직하고 계시지요.

고은지 역자님은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에서 영어교육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교원대학교 영어교육 박사 과정을 수료하셨습니다. 15년 이상 중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재직하며 공교육에서의 변화를 연구해 오셨죠. 국내 IB 교육 도입을 위해 IB 교육자 양성 과정(IBEC)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개념 기반 교육과정과 수업(CBCI) 공인 트레이너로서 교사 연수를 이끌고 계십니다. 홈페이지는 https;//www.edu-tribes.com 입니다.

이요나 역자님은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교육 평가를 전공하셨어요. IB 본부 다국어 편집 출판 부서에서 한국어 번역팀장을 맡아, 한국의 IB 도입을 지원하기 위해 주요 문서의 한국어화 작업을 이끌고 계시지요. 한국 교육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며 더욱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IB 교육자 양성 과정(IBEC)을 이수하고 자격을 취득했으며, 교육적 맥락에서 한국 독자를 위한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어교원자격증 과정을 이수하셨습니다.

▲ 탐구의 과정,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 하나하나 단어를 보며 의미를 성찰하는 시간

▶ A에서 Z까지, 단어에 담긴 교육적 의미를 찾아

저는 교육자가 아닌데도, 이 책이 참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가령 A에서는 AGENCY(주도성), AUTHENTICITY(진정성), ACTION(실천), ARTISTRY(예술성), ABUNDANCE(풍성함), ASSETS(자산), ASSESSMENT(평가)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AGENCY 주도성에 대한 성찰이 흥미롭습니다.

교육에 있어서 주도성이란 <우리가 학습자에게 '부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단순히 더 많은 선택을 제공한다고 해서 갖게되는 것도 아니다. 주도성은 각 개인이 성장하고 학습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때 내면에서 길러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주도성을 갖는다는 건 스스로 힘이 있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주도성은 자신의 행동이 자신의 삶 뿐만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주도성을 가질 때,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주도성'을 키워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책은 단어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 A와 관련된 다양한 단어들의 교육적 성찰

▶ 교사들은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이 책을 읽는 교사, 교육자 분들은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특히 교육자들끼리의 스터디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지요. 가령 한 해 동안 매 회마다 한 단어를 할당하거나, 회의 전에 논의의 초점이 될 하나의 단어를 정하거나, 교육과정 전반에서 단어가 실제로 사용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어요.

학부모와 적극적으로 함께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와 함께 단어와 설명을 공유하여 아이들의 탐구력을 향상시키는 데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볼 수 있지요.

▲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E들

▶ 질문을 만드는 '탐구 교실'

이 책에서는 '탐구 교실'이라는 개념도 소개합니다. 탐구의 여정을 자극하고 이끌기 위해, 교육자는 탐구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다음은 질문의 몇 가지 예시입니다.

- 인간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 우리 모두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요

- 어떻게 하면 더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지구의 지킴이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독자여러분들은, 이런 질문을 만들어내고 대답하실 수 있으신가요? 교사나 학부모가 직접 이런 질문을 만들어내고,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탐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아이의 창의력과 탐구력을 키워주는 과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교육자로서의 '성찰'을 돕다

이 책을 소개하는 저도, 사실은 교육자가 꿈이었어요. 한때 노인분들과 청소년들을 상대로 글쓰기를 가르쳤는데, 이때의 경험이 저에게는 큰 영향을 미쳤어요. 나이가 들거든 글쓰기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가르치는 일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무엇을 가르치고 싶은지, 그러려면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학생들과 어떻게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고민이지요.

이 책은 그런 교육자분들을 위한 성찰적 질문도 담고 있습니다.

- 학생들이 나를 학습자로 보나요?

- 성장 마인드를 가지고 있나요?

- 교육자로서 나에게 힘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 학습자로서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어떠신가요? 어떻게 대답하고 싶으신지요!

▲ 교육과 관련된 의미 있는 질문을 만들어 보는 시간

❚ 책 속의 문장

교사로서 우리는 종종 경청을 순종의 행위로 간주하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 학습자는 ‘교사의 말을 잘 듣는 것이 가장 잘 배우는 방법이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물론 우리는 존중하는 소통 방법을 가르치고자 하지만, 끊임없이 “쉿” 하며 학생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교사의 권위를 강화하고 학습자의 주도성을 약화시킬 뿐이다. 탐구 교실에서는 오히려 교육자가 경청해야 하며, 학습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p.39

성찰은 이해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시간을 가지고 ‘무언가를 하는 것’을 멈추고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하는가? ‘잠시 멈춰서 생각해 보자……. 우리의 학습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지? 무엇을 발견하고 있지? 우리의 사고가 어떻게 변하고 있지?’-p.47

경험은 가장 위대한 스승이다. 풍부하고 상세하며 정교한 탐구 교수법을 개발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탐구를 읽고 보고 듣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최고의 학습은 직접 뛰어들어서 해 본 다음 그 경험을 동료와 나누고 성찰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p.63

내가 선택하여 강조한 단어들이 여러분을 경탄하게 하고, 질문하게 하며, 놀이하고, 연결하며, 성찰하게 하기를 바란다. 이는 우리가 아이들의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엄청난 특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할 것이다. 교육은 우리에게 있어 개인적이면서도 전문적인 여정이며, 이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절대 끝나지 않는 여정이다. -p.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