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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지 Sep 14. 2024

그냥 모두 사랑해 버리기로 했다.

대혐오의 시대 속에서

요즘은 다들 쉽게 미워하는 것 같다.


그저 나랑 가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더 나아가서는 미워하기 위해서 미워한다. 한번 미워졌으면 이제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으려는 것 같다.


우리만의 적을 하나 정해두고 여갓거리로 상대방을 미워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결속력을 다지곤 한다. 대혐오의 시대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마저 누군가를 미워하며 보내야 하나 싶어 허탈하기도 했다.


요 근래 내가 배운 게 있다면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은 없다는 거였다. 아무리 나랑 정반대처럼 보이고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어도 나와 같은 구석이 하나쯤은 있다. 공통점이 하나 없는 사람이어도 폭넓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나와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거나 어딘가에서 꼭 하나는 겹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모두가 나의 모습 중 일부를 조금씩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리 쉽게 미워하지 않게 된다.

나의 불완전함에는 관대하면서 타인에게는 날카로운 기준으로 바라보는 것 자체가 잔인하다.

미워지고 싫어지려 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 어딘가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기로 했다.


나와 비슷한 일부를 가진 사람을, 그러니까 나와 다를 것 없는 이 사람을 어떻게 미워할 수가 있을까.

나 자신은 소중하다 하면서 그런 상대방은 미워하는 건 모순이다.


모두가 서로 사랑받을 기회를 주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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