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연히 마주친 May 19. 2024

필자가 글쓰기를 비추하는 이유 3탄

스탠더드 한 기준?

원래는 예대생 시절에 안산에서 있었던 일 혹은 나들이 코스에 대해 쓰려고 했다. 막상 글쓰기에 대해 쓰고 싶어 져서 네다섯 편 썼다. 브런치북은 열 개 이상의 글을 작성해야만 만들 수 있다고 하여서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 안산 편이랑 글쓰기 편을 분리하겠다. 절대로 오해하지 말아야 하는 게, "너희 나한테 글쓰기 노하우 배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오히려 예대생 때 썼던 글들이 떠올라서 반성하는 중이다.

아무튼, 원래 사람은 누구나 주관적이다. 하다 못해 얼굴이 호두처럼 쭈글쭈글한 아기를 낳아도, 부모는 예쁘다고 하지 않나. 같은 떡볶이를 먹고도 누구는 맵다, 또 다른 누구는 안 맵다고 한다. 그보다 더 극단적으로 주관적인 영역이 바로 '글쓰기'다.

사실상 문예창작과는 창작수업 들으러 다니는 곳이지, 이론수업 들으러 다니는 곳이 아니다. 이론은 그냥 시험 볼 때 백지만 안 낼 정도로만 공부하고, 창작은 사흘 밤을 연속 새워서라도 답안을 완성해야 한다. A라는 교수님한테는 백 점 만점에 백 점을 받은 적이 있었다. 필자도 놀랐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장학금이나 딱히 떨어지는 콩고물은 없었지만. "너는 걱정이 없겠네"라는 말도 들었다. B라는 교수님한테는 오 점만 더 깎여도 낙제인 최하점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기준이 육십 점인가 그랬다. 이유를 잘 몰랐다. 기말고사 과제에 대한 피드백은 없었다. 마지막 수업 시간에 낙제 교수님이 이렇게 말했다. "점수에 대한 이의제기를 받지 않습니다." 수능처럼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응시하는 시험도 받는데, 안 받는다는 것은 이유가 있다. 또, 실제로 매년 누군가는 해왔기 때문에 사전 차단하고자 하는 말이었겠지. 욕하려는 의도로 쓰는 게 아니다. 생각이 다르다는 거다. 수능 수학은 공부 양이 다른 과목의 두 배이지만, 원리만 알면 모든 문제의 정답을 오차 없이 구할 수 있다. 국어랑 영어는 만점 받기 가장 어려운 과목이다. (사실 두 개가 같은 과목이다) "글을 읽고 쓸쓸하다고 느꼈는데 왜 초라하다가 정답이에요?" 아무리 우겨도 별 소용은 없을 거다. 입 꾹 닫고 답안을 외워서 그와 비슷하게 추론하여 푸는 것이 차라리 점수 올리는 것에 이득이다.

졸업을 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이십 층 건물을 보고 높다고 생각하며 감탄했는데, 백 층 건물을 보게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심사기준이나 심사위원 전원이 같은 것은 없다. 어디서 주최를 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다. 백점과 빵점 사이를 매번 왔다 갔다 할 것이다. 근데 필자도 그렇다. 어떤 글을 보면 계속 읽게 되고, 간직하고 싶어 지는데 또 다른 글은 뒤도 안 돌아보고 잊어버린다. 원래 사람이란 게 경험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이런 주관성, 이겨낼 자신이 있는가? 그렇다면 써도 좋다!

이전 02화 필자가 글쓰기를 비추하는 이유 2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