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을 바꾸었다. 여름더위에도 땀에 미끌어지지 않고 더워보이지 않고 바스락거리는 느낌을 주는 비치가방 하나 있었음했다. 루피실을 샀다. 이 실은 잘 짜 놓으면종이실이 주는 느낌이 주는 가볍고 시원한 자연미가 있어서 좋아 보인다. 그리고 뜨개가방 시세 중에서 제일 비싸게 판매되는 걸 보고나서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다.
종이실을 한겹으로 할까 두겹으로 할까 한 참을 고민했다. 한겹으로 하면 너무 힘이 없었다. 모양이 잘 잡혔음해서 두겹으로 했다. 종이실은 정말 자연미있게 제맘대로 꺽여서 짜기 힘들고 모양이 잘 안 나왔다. 헐겁게 짰다가 너무 큰 코가 나온 게 싫어서 다시 꼼꼼하게 한 땀 한 땀 짰다. 왠지 모르게 이번 기회의 마지막 가방이 될 것 같아서 짜고 펴고 당겨보면서 천천히 짜올렸다. 모양과 색깔을 처음부터 디자인한 것도아니어서 한 단 한 단 올라갈 때 마다 머리와 마음이 협조해서 주인의 의도를 최대한 나타내보려고 온갖 용을 쓴다. 안되면 풀고 다시 짜면 되니까 악세사리가 안어울리면 떼서 다른것 달면 또 변신을 하니까 시대가 아무리 바껴도 뜨개질은 살아남아 발전하는듯 싶다.
너무 잘만들고 싶었던가보다. 종이실을 두겹했더니 가방이 아주 탄탄하다. 아니 그게 아니라 외출용이 되기엔 너무 실한 것 같다. 작업용처럼 보인다. 여름가방이 무릎 옆을 제법 묵직하게 친다.
아무리 데코해도 옷차림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한 달 내내 부시럭대며마무리 지어진 나의 여름비치뜨개가방은 꽃을 장식하는소쿠리같기도 하고피크닉 바스켓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제대로 튼튼한 시장 바구니 같아보이고 있었다. 엄청 기대하며 의욕으로 넘쳤던 나는 약간 당황했었다.그리고 나는 아직 여전히 제대로 쓸 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이 가방이 참 아름답게 보인다. 세상으로 나가기 전의 내 자녀들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