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52
강산
당신은 아침 손님입니다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면 제일 먼저 도착하는 햇살입니다
나를 충전시키는 에너지입니다
* 문득, 신이라는 존재를 생각할 때가 있다. 한계를 넘어선 존재, 어느 곳이나 어느 때나 존재하는 존재. 무엇이든 가능한 존재, 그런 존재가 있다면 내가 겪고 있는 아픔이나 상실을 거두어 가 달라고 기도하고 싶다. 어느 때였을까. 몸살로 많이 아팠던 기억이 난다. 약을 먹고 땀을 흘렸던 밤이 지나 아침 햇살에 눈을 떴을 때 아픈 기운이 가시고 없었다. 약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삶을 이끌어 갈 신이 햇살로 당도해 있었다. 눈부신 햇살을 보고 싶어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었다. 거기에 정말 신의 숨결이 있었다. 신선한 아침 공기가 폐 깊숙이 들어왔다. 나는 신을 느꼈다. 약동하는 생명력이 나를 사로잡았다.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