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5] OPEN
D-305. Sentence
OPEN
느낌의 시작
언제였는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예전에 이 단어를 가지고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래서 오늘 ‘OPEN’을 고르며 잠시 망설였지만, 오늘 내 마음에 들어온 단어가 바로 이것인데, 굳이 피할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OPEN’. 나는 이 단어를 참 좋아한다. 이보다 더 사람의 마음을 열리게 만들고, 이보다 더 포용력 있으며, 이보다 더 편안한 단어가 또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LOVE’보다 훨씬 더 명확하고 구체적인 애정으로 다가온다. 그래서일까. 나는 ‘OPEN’이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본능적으로 사진을 찍고 싶어진다. 문이 열려 있는 모습, 커피숍의 OPEN 사인, 혹은 내 마음이 살짝 열리는 순간들. 그 모든 ‘열림’의 장면들이 나를 멈춰 세운다.
마음의 흐름
요즘 나는 여유가 부족한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무표정이 디폴트가 되어버린 채 하루를 버텨내는 날들이 많았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연휴 2일째였고, 남편은 출근을 했지만, 나는 두 아들과 함께 하루를 시작했다. 함께 자리에 앉아 말씀을 읽으며 평소 같으면 자세를 지적했을 텐데, 오늘은 조금 다르게 해보고 싶었다. 농담도 건네고, 웃음도 나누며, 대화를 이어갔다. 마음을 ‘OPEN’해본 것이다.
첫째는 오늘도 둘째를 봐야 하는 상황에 살짝 짜증을 냈다. 나는 사정을 설명하고 부탁했지만, 첫째는 친구와 야구를 하고 싶어했다. 잠시 고민하다 결국 허락했다. 남편이 격주 근무를 시작하면서 주말마다 출근하는 날이 잦아지며, 첫째가 동생을 봐주는 일이 많아졌다. 물론 아기 때처럼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밥을 해먹이는 건 아니지만, 첫째가 있어 내가 조금은 편하게 일할 수 있었다. 오늘은 숙제도 미뤄둔 채 저녁까지 자유시간을 얻은 첫째의 표정이 참 밝았다.
약속한 시간에 맞춰 돌아온 첫째는 신나게 놀고 돌아왔고, 점심을 먹지못한 첫째를 데리고 초밥과 미니족발을 사러 홈플러스로 향했다. 돌아오는 길, 우리는 물가와 화폐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했다. 고교학점제가 왜 논란인지도 이야기했다. 짧은 대화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우리 모두 마음이 열려 있었다. 그건 단순히 대화가 오간 시간이 아니라, ‘OPEN되어 있는 시간’이었다.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고, 웃고, 고개를 끄덕이는, 그런 평화로운 시간.
곧 추석이다. 바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봐야 할 자료도, 만들어야 할 자료도, 정해야 할 방향도 산더미다. 그래도 나는 오늘 결심했다. OPEN. 조급함에 쫓겨 굳어지지 말자. 메말라지지 말자. 웃고 떠들며, 따뜻하게 하루를 채워가자.
며칠 동안 불광천을 뛰지 못했더니 몸이 근질근질하다. 오늘 저녁은 라면, 초밥, 미니족발까지 — 완벽한 과식이다. 씻고 자료를 읽을까, 아니면 오랜만에 뛰러 나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사실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땀을 흠뻑 흘리고 돌아오면, 몸도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질 테니까. 뛸 때 어떤 음악을 들을까. 오늘은 아무래도, ‘OPEN’을 틀어야겠다.
내 안의 한 줄
닫혀 있던 마음이 열린 순간, 세상은 여전히 나에게 따뜻했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