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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티 Jun 07. 2024

겜돌이 교사의 ‘교실을 게임처럼, DBWORLD’ 2

마치 된 것 같아 손오공

「끄적쌤과의 대화 이후 손오공이 된 것처럼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 반을 게임처럼 만든다 라고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상태창이었다. 마치 요즘 웹툰이나 소설에서 유행하는 헌터물처럼 자신만의 상태창을 갖게 되면 스스로 칭호도 레벨도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라때는 달빛조각사라는 소설이 인기가 많았는데 이런 류의 겜판소처럼 ‘상태창’을 외치면 열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은 모두가 같을거다라는 생각으로 만들었었다. 그래서 소드아트온라인 언제 상용화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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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는 없고 해보고는 싶고해서 맨 처음 다짜고짜 참고하고 시작했던 것은

인디닉네임 예비참교사 선생님의 글에 있는 상태창이었다. 이걸 가지고 무얼 열심히 한 것은 아니고 내 프로필을 만들면서 애들과 공유해보며 장난쳐본 것이 다였다.

자신만의 능력치를 정해보고 공유해보는 느낌으로 스스로 계속해서 프로필을 가꿔보자는 취지였다.

(인디스쿨 닉네임 예비참교사님의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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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재밌었고 아이들도 좋아했지만 역시 지속적인 관리를 하기에는 아이들의 흥미 지속여부와 ‘까먹었어요, 찢어졌어요, 모르겠어요 등등’ 속터지는 상황과 손이 많이 가게 되어 그렇게 유야무야 스러지는 아이디어가 되었다. 이런 실패와 경험을 토대로 내린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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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상태창을 만들어서 뿌려야 한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종이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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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생각은 줄곧 하고 있긴 했지만

해결하지 못한 스스로의 질문하나 때문에 시도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필요성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미지화 시키지는 못하고 텍스트 형태로 계속해서 관리하고 있었고 퀘스트를 부여하는 형태로 학급을 운영하게 되었다.

(이건 지금 반에서 사용하는 퀘스트 보드인데 처음과 학년과 DBWOLRD 등 곁가지만 붙었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때 용사라는 말을 쓰면서 아이들에게 몰입시키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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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다른 이야기로 빠져보자. 요즘이야 게임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고 나 같은 사람은 게임을 교실로 들여오고자 하지만 10년 전 내가 교직에 처음 발을 들일 때만 해도 엄마들은 ‘우리 애가 컴퓨터게임을 너무 많이해서요~~ 어떻게 제지할 수 있을까요?’이런 상담이 참 많았다.

게임으로 인생을 배운 내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게임의 긍정적인 요소’와 ‘1시간만 하고 그만둬!’는 소용이 없음을 알려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이건 추후 다룰 수 있으면 다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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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 게임을 분석적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공부도 해보면서 채널 초창기부터 관심이 가게된 것이 ‘중년게이머 김실장’채널이다.(채널홍보는 아니지만 생각해볼 지점이 많아서...많관부 ㅎㅎ) 이런저런 여러 게임이슈를 잘 다뤄주시고 게임을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교육으로 연결시키는 데 용이하다고 생각하며 지금도 여전히 즐겨보는 채널인데

현직 선생님들을 모셔서 현장에서 게임은 어떤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컨텐츠가 올라왔다.

동료 선생님들이 어떻게 하고 있을지 참 많이 궁금해하며 잘보던 시리즈였는데 거기서 나온 청주에서 근무중이신 최 모 선생님(닉네임: 끄적쌤)께서 말씀하신 컨텐츠를 보면서 번개를 맞은 듯 했다. 내가 평소 생각하고 끄적거리면 만들어 봤던 초창기 상태창과 너무 흡사한 것이 영상에서 슥 지나갔기 때문이다. 그 즉시 눈팅용으로만 쓰던 인스타 계정을 통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DM이란걸 보내봤고 좋은 이야기도 전해주셔서 참고를 하게 되었다.

중년게이머 김실장 / 아이가 갑자기 안 하던 수학 공부를 한 이유는? 어몽어스와 방탈출을 시키는 선생님들 中

(요는 스텟을 올리고 공격력과 방어력을 올린 뒤 문제의 탑을 오른다는 설정이다. 이 기회를 빌려 끄적쌤게 압도적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정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팬이에요. 이런 도움 덕택에 지금 제가 만들어갈 수 있었기에 저도 작은 도움이 될까 하여 조잡하지만 글을 쓰고 있습니다...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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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과 끄적쌤과의 대화 이후 다시금 젤다 야생의 숨결을 처음 접한 겜돌이의 가슴처럼 두근거렸고 손오공이 된 것처럼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문제를 마주하고 일단 저질러 보자는 생각을 해봤던 것 같다.

(상태창과 레벨에 대한 집착이 남아서 혼자 만들고 고민 때문에 접어두었던 초창기 프로필이다. 끄적쌤의 자료를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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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본격적으로 상태창 제작을 하면서 드디어 10년을 괴롭히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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