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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온 메시지, 그 마음의 온도는

그 사람이 자꾸 생각날 때, 착각일까? 진심일까?

by 누리

먼저 온 메시지, 그 마음의 온도는

“이 사람, 혹시 나 좋아하는 걸까?”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생각을 해본다. 카톡이 먼저 왔을 때, 별일 없이 안부를 묻는 메시지를 받을 때, 혹은 무심한 듯 챙겨주는 말 한마디에 괜히 마음이 쿵 내려앉기도 한다. 특히 이성이 먼저 연락을 해올 때면, 단순한 친절일지, 아니면 어떤 마음이 담긴 신호일지 헷갈릴 때가 많다. 그리고 그런 모호함 속에서 우리는 쉽게 오해하거나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호감과 관심, 친절과 감정은 서로 다른 결을 가진다. 누군가는 사람 자체에 관심이 많아 누구에게나 먼저 말을 거는 성격일 수 있고, 또 누군가는 그냥 외로워서 아무에게나 말을 걸 수도 있다. 그 행동 하나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면, 그 무게는 결국 혼자 짊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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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모든 감정이 잘못된 건 아니다. 오해를 피하려면 단편적인 행동만을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그 사람의 ‘지속성’과 ‘일관성’을 함께 보아야 한다. 그때만 다정했던 건지, 아니면 꾸준히 나의 일상에 관심을 보이며 진심으로 다가오는 건지. 호의와 감정은 시간이 말해준다. 오늘의 연락은 우연일 수 있어도, 그 연락이 일주일, 한 달, 계절을 넘어 이어진다면, 그건 단순한 오해가 아닐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이다. 감정은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설레는 마음보다 앞서야 할 건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이다. 진짜 관심은 말보다 행동에서, 단발성보다는 반복성에서 드러난다.


누군가의 연락에 마음이 흔들릴 때, 그 흔들림을 사랑이라 단정 짓기보다는, 그 안에 담긴 맥락과 리듬을 천천히 읽어보자. 오해가 진실이 되기도 하지만, 진실이 오해로 사라지는 순간도 존재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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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연락하니까 나한테 호감 있는 거겠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어떤 사람은 단순히 외로워서, 혹은 심심해서 자주 연락을 한다. 대화가 잘 통하거나 호감이 있어서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연애 감정이 있는 건 아니다. 특히 퇴근 후나 밤늦게만 연락하는 패턴이라면 감정보다는 ‘심심함’이 이유일 가능성이 높다.


먼저 밥 먹자고 했으니 나에게 관심 있겠지?

친절과 호감은 한 끗 차이다. 사교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일수록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가고 가볍게 밥을 제안한다. 상대의 평소 행동 스타일을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호의와 진짜 관심은 다르다.


데려다주고, 챙겨주고, 도와주는 걸 보면 나를 좋아하는 게 확실해

방금 말했던 내용이다. 배려와 호감은 다르다. 상대가 기본적으로 책임감 있고 친절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 그 행동 뒤에 개인적인 시간과 감정을 쏟는지 봐야 한다.


답장이 빠르고 이모티콘도 자주 쓰니까 나에게 관심 있는 거겠지?

답장이 빠른 건 습관일 수도 있고, 상대가 그저 예의 바른 사람일 수도 있다. 요즘은 메신저 매너가 좋아서 누구에게나 빠르게 답하는 사람이 많다. 이모티콘 역시 무조건적인 호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메시지의 내용과 흐름이 더 중요하다.


대화할 땐 진심 같았는데?

순간의 감정은 진심일 수 있어도, 그것이 ‘지속적인 감정’은 아닐 수 있다. 그 순간은 진심이었을지 몰라도, 그 감정이 지속될 의지나 노력이 없다면 연애로 발전하기 어렵다. 감정이 ‘지속’되지 않는 관계는 애매함만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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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계속 칭찬하니까 날 좋아하는 게 분명해

칭찬은 호감의 표현일 수도 있지만, 습관일 수도 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타인을 자주 칭찬하는 경향이 있다. 칭찬이 이어져도 사적인 질문이나 진짜 관심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단순한 사회적 매너일 뿐이다.


술 마시고 연락하는 건 나를 보고 싶다는 뜻이겠지?

"후... 뭐 해? 자?" 취중 연락은 감정보다 습관이나 일시적 외로움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밤늦은 시간대에만 연락하고, 평소엔 무심한 태도를 보인다면 진심보다 충동에 가까운 행동이다. ‘보고 싶다’는 말보다 ‘지금 외롭다’는 신호로 읽는 게 낫다.


나에게만 인스타 스토리 답장을 자주 해주는 건 특별해서겠지?

스토리에 반응하는 건 쉽고 부담 없는 관심 표현일 뿐, 진지한 감정은 아니다. 요즘은 대화를 시작할 핑계로 스토리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빈도나 반응의 질을 봐야 한다. 일방적으로 반응만 있을 뿐, 대화가 깊어지지 않는다면 표면적인 관심에 불과하다.


연락이 뜸해졌는데, 또 갑자기 연락 오는 건 미련이 남아서겠지?

다시 연락 온다고 해서 감정이 짙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생각나서’, ‘심심해서’, ‘그냥’ 연락할 수도 있다. 특히 갑자기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연락에 휘둘리지 말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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