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서 욕하며 화내는 선배를 보고 있는 일..
오늘은 내가 지금껏 맡아본 적 없는 업무를 맡게 된 날이었다. 출근하는 시간부터 떨리고 두려운 마음을 안고 버스를 탔다. 다행히 순차적으로 일을 잘 처리하고 있던 찰나, 갑자기 내 앞에 앉은 선배가 ‘엥? 이거 누가 이렇게 했어?’라며 화내는 소리가 들렸다. 알고 보니 내가 맡은 아이템에서 수정 사항이 있었고 나는 같은 아이템을 하는 사람들한테만 이에 대해 전달하고 다른 분들한테는 전달하지 않았었다.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그분은 나에게 엄청나게 화난 목소리로 ‘이거 이렇게 하면 어떡해? 수정 사항이 있으면 미리 말을 했어야지. 오늘 하루종일 내가 만들고 있던 거 엎고 다시 해야 되잖아.’라고 하셨다. 나는 완전 다른 아이템이기 때문에 상관이 없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연결된 부분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죄송하다고 다음부터 주의하겠다고 혹시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꼭 말씀해 달라고,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다고 문자 드렸다. 그런데 그분은 내 문자를 읽지 않고, 계속 내 앞자리에서 화를 내셨다.
‘아쒸’를 128593번 정도 하시고 가끔 ’ㅅㅂ‘도 하셨다. 그리고 키보드나 마우스를 일부러 더 세게 쾅쾅 내려놓으셨다. 같은 사무실에서, 심지어 내 앞자리에서 이렇게 화를 내시니 정말 당황하고 놀랐다. 그리고 평소에 친절하다고 생각했던 분이었기에 두 배로 더 놀랐다. 차라리 내가 잘못하지 않은 일이었으면 그냥 그러려니 넘겼겠지만 내가 잘못한 부분이 맞으니까 더 신경이 쓰여서 계속 그분이 내 문자를 읽으셨는지 1분에 5번 꼴로 확인을 했다. 물론 오랫동안 읽지 않으셨다.
원래 억울하게 혼나는 게 제일 힘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보다 내가 진짜 잘못해서 혼나는 게 더 마음이 힘들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오늘을 좋은 깨달음의 씨앗으로 삼고 더욱 일을 꼼꼼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