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피아윤 Aug 04. 2024

존재와 무

버려야 할 것


결과론적 가치관을 지닌 나는,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이분법적 세상을 살고 있었다. 어떤 목표나 계획된 일의 완성에 필요한 것들 말고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탓이다. 이렇게  편향적인 나는 그래서 물건 또한 아주 잘 버린다. 아주 가끔..’아.. 그걸 왜 버렸을까 ‘ 하는 후회도 잠시, 곧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다.

좋게 말하면 '심플하게 생각하기?' 뭐 그런 것을 지향한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생은 점과 같은  연속성 위에 있고 점이 모여 선이 되듯, 우리는 무한한 점 위를 걷고 있다. 내가 의식적으로 버려버린 그 점 들이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공허함으로 다가온 것이 아닐까? 염미솔 대표의  ‘버려지는 시간은 없다’란 책 제목과 같이 내가 했던 숱한 버림과 비움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을 테다. 그런 의미에서 비움은 ‘무’가 아닌 ‘유’의 의미를 지녔다.


마흔 중반, 내 삶을 돌아보며 중간성적표를 매겨 본다. 쉼 없이 달려온 내 노력의 대가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난 나의 목적지향적인 나의 기준을 버리기로 했다. 하루하루에 감사함의 의미를 부여하고, '뭐 좀 안되면 어때? ‘하고 오늘의 나로 만족 할 줄 알며, 이 순간이 나의 귀중한 삶임을 잊지 않으려고 매일 성실함으로 채워 나가는 나를 , 미래의 내가 흐뭇하게 볼 수 있도록 오늘의 나를 움직여본다.



이전 13화 말의 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