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에 대한 짧은 생각
오늘은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선거의 사전적 의미는 ‘여럿 중에 하나를 가리는 행위’라고 합니다. 여러 후보자 중 한 명을 선택한다는 의미겠죠. 우리는 노트북 하나를 사더라도 후기를 읽어보고 꼼꼼히 비교합니다. 더욱이 내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대통령을 가릴 때는 얼마나 두루 살폈겠습니까?
뉴스를 보면, 오늘 자정 즈음 당선자 윤곽이 나온다고 합니다. 선거는 경쟁인 만큼 모두가 행복한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결과에 따라 누군가는 환호를, 또 누군가는 한숨을 자아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선출된 대통령은 분열된 우리 사회를 함께 아우르는 어른의 모습을 보이면 좋겠습니다.
어제까지도 요란했던 선거 캠페인을 보면서 '책임'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선택과 책임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유권자도 후보자도 선택의 시간이 지나면 이제 책임의 시간을 맞닥뜨릴 겁니다. 선택은 뭔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결정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책임지겠습니다', 듣기에 참 든든합니다.
'정말 무책임하네', 답답하고 얄밉습니다.
자주 듣고 쓰는 말인데, 책임을 진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요? 사전에서 찾아보면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해내는 것’이라 합니다. 그럼,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은 누가 어떻게 정하고, 해내었는지 아닌지는 누가 가릴까요? 그리고, 의미를 떠나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외면하는 사람들을 숱하게 봅니다. 왜 그럴까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선택과 결정에는 반드시 대상이 존재합니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그 대상입니다. 그래서 책임을 진다는 것은 자신의 결정이 만든 변화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살핀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결정이 만드는 무게를 안다면, 책임을 진다는 것은 사후가 아니라 선택 과정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책임을 외면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일과 사람을 구분합니다. 일의 결과만 살필 뿐 사람은 외면합니다. 미안함이나 죄책감을 갖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은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다시 도모하면 됩니다. 하지만 사람은 삶에 큰 구멍이 생깁니다. 그래서 책임을 외면하는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살면서 멀리해야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흔히, 삶은 곧 선택이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말합니다. 저도 귀가 따갑도록 들었습니다. 대학, 전공, 진로, 취직, 연애, 결혼, 자녀, 그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선택의 순간들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들이 삶에 남기는 흔적들 또한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내 선택이 다수의 선택과 같지 않을 때는 불안한 마음도 있습니다.
그 어떤 선택도 절대 좋기만 한 것도, 절대 나쁘기만 한 것도 없습니다. 처한 상황에 따라 좋고 나쁨이 달라질 뿐입니다. 그러니 모든 선택에는 부작용이 따라옵니다. 그 부작용조차 감당하며 견디는 거죠. 조금 여유를 갖고, 내 입장에 비춰 좋고 나쁨을 살피기보다, 내 선택으로 인해 영향을 받게 된 타인의 처지를 먼저 살핀다면 우리는 이미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