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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 옥외광고 전략 수립 방법론 (2)

2단계: 인구 빅데이터 기반 타겟 상주지역 및 동선 분석


왜 상주지역 파악이 옥외광고의 핵심인가?

브랜드 서베이를 통해 "25-35세 직장 여성 중 펫케어에 관심 있는 그룹에게 월 8회 이상 노출해야 한다"는 목표가 설정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기존 방식이라면 이 정보만으로 "강남역에 광고를 해보자", "2호선 전체에 캠페인을 돌려보자"는 식의 막연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마치 망망대해에서 낚시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애드타입이 상주지역 파악에 집착하는 이유는 유의미한 반복 노출이 브랜드 각인의 절대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5~6편에서 다룬 바와 같이 브랜드마케팅의 핵심은 '각인'입니다. 그런데 각인이 일어나려면 단순히 많은 사람에게 한 번씩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 사람에게 충분한 횟수만큼 반복해서 노출해야 합니다.


지하철역을 지나가다 우연히 한 번 본 광고로는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일 출근길에 같은 자리에서 같은 광고를 일주일간 본다면 어떨까요? 자연스럽게 그 브랜드가 기억 속에 각인됩니다. 이것이 바로 애드타입이 추구하는 '동선 중심 브랜드마케팅'의 과학적 근거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타겟들이 매일 반복적으로 지나는 지역은 어디일까요? 바로 그들이 살고 있는 곳(야간 상주지역*과 일하고 있는 곳(주간 상주지역), 그리고 이 두 지점을 연결하는 동선입니다. 이 지역들을 정확히 파악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반복 노출 전략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통신사 체류 시그널 데이터의 활용


현대인들은 거의 24시간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며, 통신사는 네트워크 최적화를 위해 각 기지국별로 사용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비식별 처리하여 기업에게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타겟 세그먼트별 생활 패턴을 파악해볼 수 있습니다.



야간 상주 vs 주간 상주 정의의 과학적 근거

통신사에서는 24시간 체류 데이터를 분석해서 다음과 같이 상주지역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1) 야간 상주지역 (실거주지) 판정: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8시간 동안 가장 오래 머문 지역(한 달 기준 최소 10일 이상)을 실거주지로 정의합니다. 이 시간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에서 잠을 자는 시간이므로, 이 기간 동안의 위치가 실제 거주지일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단순히 하루만 보는 것이 아니라 최소 1주일, 보통 1개월간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일관성 있게 같은 지역에서 야간을 보내는지 확인합니다.


2) 주간 상주지역 (직장/학교) 판정: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9시간 동안 가장 오래 머문 지역(한 달 기준 최소 10일 이상)을 주간 상주지역으로 정의합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업무를 보는 시간대이므로, 이 기간 동안의 위치가 직장일 확률이 높습니다. 학생의 경우 학교, 자영업자의 경우 사업장이 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최소 1주일간의 패턴을 분석해서 일관성을 확인합니다.


이런 정의 방식의 정확도는 실제 검증을 통해 90% 이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나머지 10%는 야간 근무자, 교대 근무자, 출장이 잦은 직업군 등 특수한 경우들입니다.



주간 / 야간 체류 데이터 시각화 예시 (애드타입)



다층 데이터 레이어를 통한 정교한 타겟 정의

단순히 위치만 파악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같은 강남구에 살더라도 논현동과 압구정동은 라이프스타일이 다르고, 같은 테헤란로에서 일하더라도 IT 기업과 금융회사 직장인들의 소비 패턴은 다릅니다. 애드타입은 위치 데이터에 여러 층의 추가 정보를 결합해서 더욱 정교한 타겟 프로파일을 만듭니다.


1) 소득 데이터 레이어 추가: 국세청의 지역별 소득 분포 데이터, 부동산 가격 데이터, 지역별 소비 지출 데이터 등을 결합해서 해당 지역 거주자(야간 상주자)들의 경제적 수준을 추정합니다. 예를 들어, 서초구 반포동에 거주하는 그룹과 관악구 신림동에 거주하는 그룹은 분명히 다른 소비 성향을 보일 것입니다.


2) 소비 데이터 레이어 추가: 신용카드사의 익명화된 소비 패턴 데이터, 이커머스 플랫폼의 구매 내역, 배달앱 주문 패턴 등을 지역별로 집계해서 해당 지역 사람들이 어떤 카테고리에 얼마나 지출하는지 파악합니다. 업무 지구의 경우에는 해당 소비 데이터가 '주간 상주자'와, 주거 지구의 경우에는 '야간 상주자'와 연관성이 높은 데이터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3) 기타 데이터 레이어 추가: 데이터 사용량, 주로 사용하는 앱 카테고리, 온라인 쇼핑 패턴, 소셜미디어 활동 수준 등을 분석해서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합니다. 이런 정보는 브랜드 메시지의 톤앤매너나 크리에이티브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동선 시각화: 250m Cell 단위의 정밀 추적


실시간 이동 데이터의 활용

상주지역을 파악했다면, 이제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이동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통신사는 네트워크 최적화를 위해 사용자들의 이동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있습니다. 각 기지국은 약 250m 반경을 커버하며, 사용자가 한 기지국에서 다른 기지국으로 이동할 때마다 그 정보가 기록됩니다.


애드타입은 이 데이터를 활용해서 전체 세그먼트의 이동 패턴을 250m~500m 단위의 정밀도로 추적합니다. 예를 들어, 서초구 반포동의 특정 아파트 단지(Cell A)에서 오전 8시에 출발해서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Cell B)을 거쳐 2호선 강남역(Cell C)에서 환승한 후 역삼역(Cell D) 근처의 오피스빌딩(Cell E)에 오전 9시에 도착하는 패턴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애드타입의 실시간 이동 데이터 시각화 예시 화면



세그먼트별 동선 클러스터링

개별 사용자의 이동을 모두 따로 분석하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대신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사용자들을 그룹으로 묶어서 분석합니다. 머신러닝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출발지, 도착지, 이동 시간, 경유지 등이 비슷한 사용자들을 동일한 세그먼트로 분류합니다.


세그먼트 1: 서초→강남 출근족 (약 15,000명)

출발: 서초구 반포동, 잠원동 일대 (오전 7:30-8:30)

경로: 지하철 3호선 → 2호선 환승

도착: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 (오전 8:30-9:30)

특징: 고소득 직장인, IT/금융업 종사자 多


세그먼트 2: 송파→선릉 출근족 (약 8,000명)

출발: 송파구 잠실, 문정동 일대 (오전 8:00-9:00)

경로: 지하철 2호선 직통

도착: 강남구 선릉역, 역삼역 일대 (오전 8:45-9:45)

특징: 고소득 직장인, IT/금융업/서스업 종사자 多


세그먼트 3: 강남→홍대 역이동족 (약 5,000명)

출발: 강남구 일대 (오후 7:00-8:00)

경로: 지하철 2호선 → 6호선 환승

도착: 마포구 홍대 일대 (오후 8:00-9:00)

특징: 2030 직장인, 문화/여가 활동 선호




브랜드마케팅 KPI와 연결된 미디어 플래닝


도달률과 빈도의 과학적 설계

브랜드 서베이에서 "타겟의 60%에게 월 8회 이상 노출"이라는 목표가 나왔다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매체 배치 계획을 수립합니다.


목표 KPI 분해하기

전체 타겟: 100,000명

60% 도달 목표: 60,000명

월 8회 노출 목표: 1인당 평균 8회


매체별 기여도 설계하기

지하철 2호선 주요역 (5개역): 40,000명 도달, 1인당 월 5회 노출

강남권 오피스빌딩 엘리베이터 (20개 빌딩): 25,000명 도달, 1인당 월 8회 노출

주거지역 버스정류장 (15개 정류장): 15,000명 도달, 1인당 월 3회 노출


중복 도달을 고려하면 실제 순 도달은 약 65,000명(65%)이 되고, 평균 노출 빈도는 8.2회가 됩니다.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설계입니다.




다양한 매체 유형의 시너지 효과

애드타입의 핵심 인사이트는 같은 매체에서 반복 노출하는 것보다 다른 유형의 매체에서 각각 노출하는 것이 각인 효율이 더 좋다는 점입니다. 이는 심리학의 '부호화 변화성 효과(Encoding Variability Effect)' 이론에 근거합니다.


1) 교통 매체에서의 노출 (e.g. 지하철 스크린도어): 이동 중인 상황에서 3초간의 강렬한 임팩트로 브랜드명을 각인시킵니다. 시각적 주의를 끌기 위해 대형 로고와 강렬한 색상을 사용합니다. "새로운 프리미엄 펫케어 브랜드 등장"과 같은 간단하고 명확한 메시지로 브랜드 존재를 알립니다.


2) 생활 매체에서의 노출 (e.g. 엘리베이터 LCD): 대기 시간 동안 10-15초간의 집중된 관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핵심 혜택을 전달합니다. "100% 자연 성분으로 만든 안전한 간식"과 같이 구체적인 차별화 포인트를 제시합니다.


3) 상업 매체에서의 노출 (e.g. 상업지구 대형 빌보드 & 쇼핑몰 디스플레이): 여유 있는 시간 동안 감성적 연결을 시도합니다. "우리 아이의 건강한 하루"와 같은 정서적 메시지로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형성합니다.


4) 디지털 매체에서의 노출 (온라인 배너광고 & SNS 콘텐츠 시딩 등): 관심이 생긴 고객이 능동적으로 검색할 때 상세 정보를 제공합니다. "첫 구매 30% 할인 + 무료배송"과 같은 구체적인 행동 유도 메시지로 전환을 이끕니다.


집-출근-퇴근-퇴근 후 타겟 동선과 매체를 고려한 미디어플래닝 예시(샤브올데이)



기존 방식과의 차별점


전통적 매체 플래닝의 한계

기존 방식은 대부분 매체 자체의 특성에만 집중했습니다. "지하철은 도달률이 높다", "엘리베이터는 집중도가 좋다"는 식의 일반론에 의존해서 매체를 선택했습니다. 타겟에 대한 이해도 "25-35세 여성"과 같은 인구통계학적 정보에 그쳤고, 실제로 그들이 어디서 살고 어떻게 이동하는지는 추측에 의존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광고를 봤는지 안 봤는지 모르겠다", "효과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알 수 없다"는 애매한 결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애드타입 방식의 혁신적 차별점

애드타입의 접근법은 고객 동선을 중심으로 매체를 재해석합니다. 매체가 가진 고유한 특성보다는 우리 타겟이 그 매체와 만나는 상황과 맥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같은 지하철 스크린도어라도 강남역과 신림역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우리 타겟이 강남역을 지나간다면 그곳은 핵심 매체가 되지만, 신림역을 지나가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매체라도 의미가 없습니다.


또한 정량적 검증이 가능한 예측 모델을 구축합니다. "아마 효과가 있을 것이다"가 아니라 "75% 확률로 28%의 인지도 상승을 달성할 것이다"라는 구체적인 예측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실제 집행 후 이 예측이 맞았는지 검증하여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갑니다.


현재의 통신사 체류 / 이동 데이터만으로도 충분히 혁신적이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데이터 소스가 결합될 것입니다. 신용카드 소비 데이터, 교통카드 이용 내역, 배달앱 주문 패턴, 소셜미디어 활동 로그 등이 통합되면 개별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더욱 정교해질 것입니다.


이런 발전을 통해 브랜드마케팅이 더 이상 '감'에 의존하는 영역이 아닌, 과학적이고 예측 가능한 투자 영역으로 완전히 탈바꿈할 것입니다. 애드타입은 바로 이런 미래를 현재에 구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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