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도 상한 머리카락의 촉감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어느새 나의 목덜미를 덮은 머리카락이 거칠었다. 마치 철 수세미를 만지는 것 같았다. 꿈속에서도 나는 문제를 해결하려 애썼다. 어떻게든 회복해 보려고 트리트먼트를 잔뜩 바른 채 거리를 돌아다녔다. 차라리 확 잘라버리는 게 나을 것 같았지만, 손상된 머리카락을 되살리는 쪽을 택했다. 트리트먼트를 바르고 있으면 나아지겠지 싶었다. 왜 그랬나 모르겠지만, 그 상태로 사람들을 만나고, 웃었다. 그러다 잠에서 깼다. 이 꿈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졌다.
꿈에서 ‘머리카락’은 고대부터 생명력·자신감·사회적 정체성을 상징한다고 한다. 머리카락이 상했다는 건, 현실에서 자존감이 손상되었거나, 대외적인 이미지·평판에 금이 간 상황을 은밀히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머리카락은 타인의 시선에 쉽게 노출되는 신체 부위이기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보이는가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단다. 요즘 자존심이 상한 일이 있었나? 내 평판을 신경 써야 할 사건이 있었던가. 이렇게 또 나의 일상을 돌아보며 나 자신에게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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