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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너머의 평화를 얻는 3가지 길

무념, 무상, 무주를 통해 본 본래 마음

by 하늘미소 함옥녀

생각 너머의 평화:

육조 혜능의 무념, 무상, 무주를 통해 본 본래 마음


우리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그 생각에 이끌려 살아갑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 생각이 우리를 번뇌와 고통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오늘은 모든 것을 초월한 평화, 즉 본래 마음으로 돌아가는 길을 육조 혜능 대사와 마조 스님의 가르침을 통해 함께 찾아보고자 합니다.


육조 혜능 대사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 나의 이 법문은 옛 조사들로부터 내려오면서 먼저 무념을 세워서 종지로 삼고, 무상을 세워서 본체로 삼으며, 그리고 무주를 세워서 근본으로 삼는다. 무상이란 상에서 상을 여의는 것이고, 무념이란 생각에서 생각이 없는 것이며, 무주란 사람의 본성을 이른다."



이 가르침은 우리 삶의 번뇌를 벗어나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얻는 세 가지 중요한 길을 제시합니다.


1. '무념(無念)' – 생각 너머의 평화

육조 혜능 대사는 **'생각에서 생각이 없는 것'**을 무념이라고 하셨습니다. 얼핏 들으면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들릴 수 있지만, 이는 모든 생각을 멈추라는 것이 아닙니다. 외부의 대상이나 조건에 끄달려 번뇌 망상을 일으키는 '분별하는 생각'에서 벗어나라는 의미입니다. 마조 스님도 "마음과 경계를 확실히 알면 망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이것이 곧 무생법인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본래의 마음, 즉 진여심(眞如心)은 하루 종일 수많은 생각(생멸심)이 일어나고 사라져도 언제나 여여(如如) 하여 한 생각도 일으킨 바가 없습니다. 겉으로 아무리 생각을 많이 해도 본심에서는 본래의 청정함을 잃지 않는 것이지요. 육조 스님은 이 본심을 '무념'이라고 부른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순간순간 일어나는 생각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이 무념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면 모든 괴로움이 일거에 사라질 것입니다. 결국 모든 감정은 생각의 산물이며, 생각은 그저 인연에 따라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임을 깨달을 때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2. '무상(無相)' – 진실이 아닌 것을 보지 않는 지혜

무상이란 '상에서 상을 여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상(相)'은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인식하는 모든 현상, 즉 형상을 뜻합니다. 세상의 모든 현상은 실체가 없이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허상에 집착하여 실체화하고, 그로 인해 주관과 객관을 나누며 '나'라는 허상, 즉 자아를 만들게 됩니다.


이러한 상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그저 인연 따라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고통에서 벗어나 현실을 더욱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3. '무주(無住)' – 머무르지 않는 자유로운 삶

무주는 '사람의 본성'을 이른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 없이 순리대로 무심히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음은 항상 텅 비어 있어서 사물이 오는 대로 선명하게 비치고, 그에 따라 적절히 반응하게 됩니다. 소위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졸리면 자는 무위(無爲)의 삶, 즉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겨 사는 삶입니다.


무주(無住)의 경지에서는 무엇보다 대상에 집착하는 망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마음의 일어남'은 왜 발생하는가? 그것은 밖으로 무엇인가를 구하고, 무엇인가에 머무르려 하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집착과 구함을 내려놓고 머무름 없이 살아갈 때 진정한 자유와 평화가 찾아옵니다.



타인과의 소통에서 본 무주


깊은 깨달음의 가르침을 나눌 때에도 우리는 '무주'의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타인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려는 마음이 자칫 '나의 분별심'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남을 가르쳐 준다고 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고집하거나 강요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진정한 지혜는 자기를 버리고, 가르침의 대상까지도 기꺼이 끌어안는 데서 나옵니다.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가며 더불어 깨우쳐 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육조 스님의 무주 정신을 실천하는 모습일 것입니다.


본래의 마음은 언제나 맑고 고요합니다. 그 위에 덧씌워진 생각과 상과 집착을 걷어낼 때, 우리는 비로소 참된 나를 발견하고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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