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대로 하옵소서!'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많은 사람과 만나고 또 헤어집니다.
어떤 이는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잊히고, 어떤 이는 꽃처럼 마음 깊이 향기를 남기고 가기도 합니다.
향기 있는 사람은 시간이 흘러도 늘 그리움으로 남습니다.
내가 오늘을 이렇게 살아가는 것은 '업(業)'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업의 주인공은 나 자신입니다.
그러니 내 삶의 운명을 바꾸고, 아름다운 향기를 피워낼 수 있는 것도 결국 자기 자신인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인생의 우연은 없다. 오직 인연만이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모든 만남과 헤어짐은 우연이 아니라, 너와 내가 함께 지어온 인연의 결과라는 가르침이지요.
때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다가와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헤어짐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알리기도 합니다.
불교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인연 앞에서조차 '원망하지 말라'라고 가르칩니다. 잘못된 인연이 펼쳐진 것 또한 서로의 업이니, 서로를 탓하지 말고 고요히 받아들이라는 것이지요. 그 사람을 만난 것도, 그리고 그 만남이 끝나는 것도 결국 나의 업입니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바람을 품고 살아가는지요. 때로는 간절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원하고,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기도 합니다.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면 신의 은총이라 기뻐하고,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세상이 무너진 듯 좌절하는 우리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문득 진정한 신앙과 삶의 지혜가 무엇인지 다시금 묻게 됩니다.
과연 우리가 바라는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것이 정말 '좋은 일'일까요?
어쩌면 우리의 생각과 달리 흘러가는 일이 때로는 더 큰 선물이 될 수도 있음을, 당장에는 미처 알지 못하는지도 모릅니다.
이 우주 만물,
모든 것은 지혜로운 흐름에 따라
가장 적절한 순간에 가장 적절한 모습으로 펼쳐질 것임을 믿습니다.
수행이란,
움켜쥐려던 마음의 짐들을 내려놓고
나의 작은 생각을 내려놓고,
그저 '인연 따라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섭리임을 고요히 받아들일 때, 비로소 마음 깊은 곳에서 진정한 평화를 발견하게 됩니다.
법륜 스님께서는 『야단법석』에서 인생의 고통인 원중회고(미운 사람과 함께하는 고통)와 애별리고(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의 근본 원인은 우리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마음에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심명』의 첫 구절 "지도무난(至道無難)이니 유혐간택(唯嫌揀擇)이라 단막증애(但莫憎愛)면 통연명백(洞然明白)하니라" 즉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니 다만 사랑하고 미워하지 않으면 된다"라는 말씀처럼,
갖고 싶고
버리고 싶은 욕구는
내 업식이나 습관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기에, 내 마음대로 하려는 생각을 놓아버리면 완전한 자유에 이르는 것이지요.
좋고 싫다는 감정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무의식과 습관, 그리고 무지로부터 비롯된 '자기감정'일 뿐입니다.
어떤 습관을 들이느냐에 따라서 감정도 그에 따라 나오는 것입니다.
법륜스님은 말씀하십니다.
인생에서 재앙까지도 복으로 알고 받을 줄 아는 안목이 있다면, 지금 당장 좋고 나쁨을 알 수 없는 미지 앞에서, 전지전능한 그분께서 알아서 우리 삶을 이끌어 주심을 믿는다면, 모든 것이 그 뜻대로 이루어지리라 평화롭게 맡길 수 있습니다.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늘 괴로운 법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또다시 그리움이 되리니"
- 푸시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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