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삶은 곧 나의 문화가 있는 삶이다'라는 명제로, 오늘도 나만의 문화를 바라보며 이 글을 적습니다.
글을 쓰며 자주 사용하는 두 단어가 있다.
조용히,
그리고
담다.
어렸을 적부터, 나는 늘 조용한 아이였다.
내성적인 성향도 있었지만, 아무리 힘껏 소리를 내보아도
내 목소리는 세상에 크게 울리지 않는 아이였다.
그리고 미술을 전공하며 지낸 시간들은
그 조용함 위에 침묵의 시간을 덧입혔다.
하지만,
말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고,
설명보다 실천이 더 많은 환경
그곳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조용한 실천'이라는 삶의 방식을 배웠다.
'조용히'라는 말속에는 언제나 '혼자'라는 감각이 함께 따라온다.
누군가는 '쟤는 혼자서 도대체 뭐 해?'라고 이상하게 쳐다볼지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 '조용히'에는 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누가 뭐라 하든,
어떤 시선이 나에게 머물든,
나는 나만의 흐름으로
나만의 방식으로
하지만 조용히 해내는 사람이다.
말보다는 행동이 먼저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내가 살아온 모든 시간이
조용히 실천하며
조용히 쌓아 올리며
조용히 '나를 담아 온' 과정이었다는 것을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조용함은 나를 외롭게 가두는 벽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채우는 방식이었다.
'담다'라는 말도 나와 오랫동안 함께해 온 단어다.
어쩌면 나는 늘 무엇인가를 담아내며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담는다는 것은 단순히 채운다는 뜻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 안에는
조용히 바라보고,
조용히 느끼고,
조용히 받아들이는 과정이 숨어 있다.
무언가를 담기 위해서는 한 번 멈춰 서야 한다.
멈춰서 바라보고,
그 순간의 결을 느끼고,
내 안에 들어올 수 있는 모양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담다'는 능동적인 행위다.
세상의 것을 무작위로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빈자리를 스스로 열어
그 순간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행위.
그렇게 담긴 것들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조용함 속에서 오래 머물고,
내 안에서 나만의 의미로 바뀌고,
언젠가 글이 되고,
그림이 되고,
나라는 사람의 색이 만들어진다.
그렇게 쌓여온 시간들이
이제는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나를 대신하는 힘 있는 목소리가 되어준다.
나는 앞으로도
조용히, 그리고 담아가며
살아갈 것이다.
그 방식이 나를 만들었고,
지금도 나를 움직이고 있다.
조용히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