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이어집니다. ㅡ < 관찰의 힘 01 >
관찰을 하려면 관점이 필요하다.
오늘 호주에서 한국으로 이동하기 위해 10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게 된다.
비행 여정 중, 나는 비행기의 이착륙 순간을 좋아한다.
창밖으로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 하는 도시의 변화를 바라보면,
가장 높은 곳에서 전체를 보다가
점점 가까워지며 디테일을 보고,
디테일을 보다가 전체를 보게 되는
그 관점의 움직임이 즐겁다.
내가 자연(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또한,
이와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훨씬 더 크고, 훨씩 더 넓은 차원에서 바라보는 중이다.
그런 관점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내가 무한의 끝이라고 생각했던 우주가
갑자기 작은 씨앗으로 바뀌면서,
나의 관점은 우주밖에서
우주 전체를 바라보는 관점이 되었다.
나는 나홀로
이를 '우주씨앗 관점'이라 부른다.
처음 순간에는
그 또렷한 장면이 어떠한 의미였는지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그 시선이
나의 시선이 되었다.
자연을 세상 전체로 바라볼 수 있다는
확실한 느낌이 내 안에 또렷하게 들어온 것이었다.
이를 다시 해석해 본다면,
어느 순간 우주가 작은 씨앗이 되었다는 것은
나의 인식의 위치가
우주 안에서 우주 밖으로 이동했다는 상징이다.
이건 단순한 비유가 아니었으며,
나 자신의 '인식의 차원'이 바뀌는 경험이었다.
관찰자가 '내부 존재'에서 '바깥에서 바라보는 존재'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특히나,
나를 바라보는 여러 겹의 관찰자의 시선을 넘어,
한 순간에, 나의 시선이
우주 밖까지 날아간 것이다.
세상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아닌,
세상 밖에서 세상 전체를 바라보는 눈이 되었고,
그 순간부터
나를 관찰하며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나를,
세상 안에 존재하는
그저 하나의 자연으로 여기며
전체를 함께 보는
자연스러운 시선이 되었다.
나에서 내가 빠져나온 기분이다.
이는 좀 더 단단한 나의 철학을 꿈꾸는 예술가로서 내 안의 세계관, 관찰의 방식,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전혀 다른 차원으로 이동한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이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전화점이지 싶다.
그렇게 나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자연.스러운 시선'으로 변해가는 중이다.
“자연스러운”이라는 뜻을 넘어
“자연으로부터 생겨난 시선”,
“자연처럼 보는 시선”,
“자연의 질서에 닿아 있는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