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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당신에게 숲을 처방합니다!

업글할매 책방 이야기

by 업글할매

《 아픈 당신에게 숲을 처방합니다 》


이 책의 표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자체가 하나의 깊은 호흡이고, 한 편의 명상 같다.


짙고 높게 뻗은 나무들 사이로 멀리서 은은하게 스며드는 빛 한 줄기, 그 빛은 누군가의 손길처럼 조용히 우리를 초대하는 것 같다,


초록의 결이 차분하고 단단해서 보는 순간 마음이 먼저 가라앉는다.


나무들 사이로 난 길은 마치 지친 사람을 위해 오래 기다려준 오솔길 같다.


아무 말이 없지만, 말보다 더 큰 위로를 건네주는 이 책의 표지만 봐도 《 아픈 당신에게 숲을 처방합니다 》는, 의사의 진단서가 아니라 자연이 직접 써준 처방전처럼 느껴진다.




《 아픈 당신에게 숲을 처방합니다 》의 저자이신 서정아 작가님은, 15년 차 가정의학과 의사로 활동하고 계신다.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뒤늦게 의대에 입학해 전문의가 되었고, 출산과 육아를 거치며 몸과 마음의 균형을 다시 찾는 데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구력 저하와 불안으로 힘들던 시기에 ‘숲 걷기’를 시작했고, 숲이 주는 치유 경험을 직접 겪으면서 자연이 인간의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공부하게 되었다.


현재는 “포레스트 코드 (숲 치유법)”를 통해 많은 이들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 어쩌다 마흔, 이제부터 체력 싸움이다 》가 있다.



목차
1장 : 숲은 내 몸의 비밀을 알고 있다
2장 : 대부분의 병은 숲을 걷기만 해도 낫는다
3장 : 저속 노화는 주 1회 숲 산책으로부터
4장 : 포레스트 코드 백배 활용하는 법
5장 : 실전! 포레스트 코드 6주 프로그램
6장 : 숲이 바꾸는 인생의 태도



왜 우리는 좋은 약과 병원을 두고도 늘 아플까?라는 작가님의 말씀에 지극히 공감이 간다.


눈부시게 발달한 의료 기술, 수준 높은 의료진, 그리고 집 밖에만 나서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수많은 병원들.


게다가 매년 쏟아져 나오는 최신 신약들까지 있는데, 우리는 왜 여전히 자주 아프고, 쉽게 지치고, 감정은 늘 불안정할까?


지금은 “무병(無病)“이 아닌 “유병(有病) 장수”의 시대라고 한다.


오래 사는 건 맞는데, 다른 병과 함께 오래 산다는 뜻이다.


이 만성 스트레스의 시대에 아무리 좋은 약을 먹고, 자주 검진을 받고, 열심히 의사 말을 잘 따르더라도 근본적인 회복력이 생기지 않으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은 점점 더 멀어지고 만다.


그래서 “숲이 답이다!”라고 서정아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하루라도 빨리, 그리고 한순간이라도 진정한 행복을 위해 우리는 ‘숲’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숲길을 걸으면 몸이 먼저 안단다.


“아, 이게 진짜 충전이구나.”


바쁜 일상에 치여 단단히 잠겨있던 신체 스위치가 숲속에서 하나둘씩 다시 켜지기 시작한다.


평소에 아무리 영양제를 챙겨 먹어도 늘 피곤했던 사람이 숲에서 한 시간 걸은 뒤, “어? 갑자기 머리가 맑아졌네?” 하고 놀라는 것처럼, 몸이 알아서 비밀리에 ‘자연 복구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이다.


“숲은 내 몸의 비밀을 알고 있다!”


최첨단 의학이 몰랐던 것, 그리고 병원에서도 알려주지 않았던 것, 그 비밀을 이미 숲은 알고 있는 것이다.


2016년, 나가오 가즈히로 작가님의 《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 》라는 책이 대단한 선풍을 일으켰던 적이 있다.


“하루 1시간만 걸어도 아프지 않고 100세까지 살 수 있다"라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에 수많은 사람들이 신발 끈을 조여 매고 길 위로 나섰다.


그런데 이제는 그 위에 단 하나만 더 얹으면 된다.


바로 “숲”이다.


단순히 걷기만으로도 병이 낫는다면, 피톤치드가 흘러넘치는 공기 좋은 숲에서 걷는 일은 말 그대로 치료의 시너지가 될 것이다.


숲에서 걷는다는 것은 몸을 움직이는 것뿐만 아니라, 공기를 바꾸고, 마음을 바꾸고, 생체리듬을 다시 맞추는 일이다.


평지를 걷는 것만으로도 몸이 달라지는데, 만약 그 걷기를 숲으로 옮기기만 한다면, 우리가 그토록 걱정하던 ‘유병장수’라는 단어도 머지않아 우리 인생에서 사라질지 모른다는 그런 희망도 살짝 품어본다.


아마도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작가님 역시 면역력 저하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약 대신 ‘숲’을 처방하신다는 말이 전혀 낯설지 않다.


숲에는 우리 몸의 방어력을 끌어올리고 지친 마음을 다독이며, 스트레스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피톤치드가 풍부하게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숲은 병원처럼 거창하지 않아도, 그저 들어서는 순간부터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처방전인가…



연구에 따르면, 숲에서 가볍게 걷거나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놀라운 변화가 찾아온단다.


긍정적인 사고가 살아나고, 심장과 폐 기능이 좋아지고, 질병 발생률 또한 낮아진다고 한다.


우울감이 줄고, 근육이 단단해지며, 골다공증과 낙상 위험도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를 향해 가고 있는 지금, 이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있을까.


요양병원은 늘어나지만, 정작 그곳은 그 누구도 오래 머물고 싶지 않은 공간이다.


많은 노인들이 같은 꿈을 꾼다.


죽는 그날까지 내 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먹으며, 내 발로 숲길을 걷다가, 어느 날 조용히 잠든 듯이 눈을 감는 삶.


이 단순하고도 간절한 소원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은 거창한 성공도, 많은 재산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건강한 몸, 흔들리지 않는 마음, 그리고 스스로를 지탱할 체력이다.


노화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인생의 자연스러운 의식이다.


외모가 어떠하든, 사회적 역할이 무엇이었든 간에 노화는 차별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더더욱,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더 중요해진다.


숲에서 걷는 그 한 걸음이 장수 시대의 삶을 바꾸는 큰 전환점이 된다.


숲은 노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노년을 더 오래, 더 선명하게, 더 존엄하게 살도록 도와준다.


저속 노화로 향하는 지름길이 바로 숲에 있다.


‘포레스트 코드’란, 인간의 DNA 코드에 작용하여 후성 유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숲의 치유 능력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포레스트 코드’는 단순히 숲속에서 기분이 좋아지는 현상을 넘어, 우리의 의식을 맑게 하고, 몸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유전자 발현을 다시 깨워, 가능한 한 오래도록 젊고 건강한 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놀라운 힘이다.


숲에서 자주 걷는 사람들은 자연 앞에서 자연스럽게 겸손해진다고 한다.


수십억 년 동안 이어져 온 자연의 시간 앞에서,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존재라는 필멸의 이치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 순간,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과 값어치에서 조용히 벗어나기 시작한다.


숲이라는 경계 밖으로 나오면, 진정한 자유, 높은 자존감, 다른 생명체에 대한 존중이 서서히 마음속에 싹트기 시작한다.


숲은 단지 나무가 많은 곳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배려를 배우게 하고, 스스로의 존엄을 되찾게 하며, 흘러가는 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도록 가르쳐 준다.


그리고 마침내 깨닫게 된다.


우리가 늙어간다는 것은 초라해지는 과정이 아니라, 더 깊고 더 멋진 인간으로 성숙해지는 여정이라는 것을…



포레스트 코드 6주 프로그램

1주 차 : 생각을 조각하는 나무 명상법
2주 차 : 뇌와 폐를 정화하는 세포 호흡법
3주 차 : 나와 자연을 하나로 이어주는 걷기법
4주 차 : 건강의 뿌리를 살려주는 3無 3有 식사법
5주 차 : 삶의 질이 달라지는 호르몬 수면법
6주 차 : 행복의 비밀, 포레스트 코드 십계명


포레스트 코드 십계명

1: 감사한 마음을 지니자
2: 겸손한 마음을 지니자
3: 소박한 마음을 지니자
4: 조화롭게 살아가자
5: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자
6: 편안한 마음을 지니자
7: 배려심을 갖자
8: 건강한 음식을 먹자
9: 숙면을 취하자
10: 자주 걷자


숲에 가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자연의 넛지(nudge)다.


인위적이지 않지만, 부드럽고도 강력한 설득이 숲 전체에 펴져 있다.


우리가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자연은 이미 우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시작한다.


숲에서 천천히 숨 쉬고 걷는 동안, 고혈압과 인슐린 저항성 같은 몸속의 부담이 서서히 내려가고, 신체는 원래 가지고 있던 지혜를 되찾기 시작한다.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는 공기를 들이마시는 순간부터 면역계의 스위치를 켜고, 몸 전체를 새롭게 만든다.


그래서 숲에 가기만 해도 신체가 알아서 ‘새로 고침’을 하는 것이다.


또한 숲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낮아지고, 늘 긴장 상태였던 교감신경계도 서서히 가라앉는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 계곡물 흐르는 소리,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는 오감을 안정시키며 마음의 속도를 부드럽게 늦춘다.


나무 사이로 은은하게 내려오는 햇빛은 비타민 D 합성을 도와줄 뿐 아니라 행복 호르몬이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한다.


이 세로토닌은 밤이 되면 자연스럽게 멜라토닌으로 전환되어 숙면을 돕는다.


헝클어져 있던 생체 리듬이 햇빛과 숲의 조용한 리듬에 맞춰 재조정되는 것, 이 모든 것이 “숲이 주는 놀라운 넛지 효과”라고 서정아 작가님은 힘주어 말씀하신다.


숲은 감정도 바꾼다.


물론 숲길을 한 번 걸었다고 곧바로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고요한 길을 걷다 보면 서서히 마음이 풀리고, 스스로를 조금 더 너그럽게 대할 수 있게 된단다.


아무 조건 없이 우리를 받아주는 자연의 품에서 자존감은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숲은 관계도 따뜻하게 만든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숲길을 걸으면 평소에는 하지 못했던 대화가 여유롭고 부드럽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자연이 두 사람 사이에 조용한 다리를 놓아주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숲은 사유의 공간이다.


주기적으로 숲을 찾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 속에서 자신의 위치와 삶의 의미를 되묻는 시간을 갖게 된다.


고요함과 맑은 공기로 가득 찬 숲은 우리의 생각을 깊은 곳으로 이끌고 삶을 새로운 단계로 성숙하게 올려놓는다.


의도하지 않았던 영적인 깨달음이 문득 찾아오는 것도 숲이 주는 선물이다.



《 아픈 당신에게 숲을 처방합니다 》


생각해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남들은 비행기를 타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돈을 들여서라도 찾아온다는 그 제주도.


그런데 막상 그런 제주도에 살고 있는 나는 그 유명한 숲들을 한 번도 마음 편히 가보지 못했다.


사려니 숲, 붉은 오름, 절물자연휴양림, 곶자왈, 한라산 둘레길, 서귀포 치유의 숲, 삼다수 숲길, 한라생태숲, 비자림, 숫모르 편백 숲길….


이렇듯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초록 초록해지는 명품 숲들이 제주 곳곳에 펼쳐져 있는데도, 나는 삼식이 아저씨의 “아침, 점심, 저녁” 시간표에 묶여 그저 유튜브 속 숲만 여행하고 있었다.


정말 웃픈 현실이라는 말,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 같다.


서정아 작가님 말씀처럼 위대한 처방이 이미 내 발아래 깔려 있는데도 나는 부엌을 지키는 파수꾼처럼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마음 안쪽에서 찬바람이 살짝 스쳤다.


그렇다.

하루 세 끼 신랑 밥도 중요하다.

하지만 내 건강은 더 중요하다.


몸이 망가지고 나서야 비로소 그 당연한 사실을 뼈저리게 알아차린 것이다.


문제는, 숲에 가자고 하면 “기름값은 거저 나오냐~~”라며 고약을 떠는 우리 집 양반을 도저히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제주도의 숲은 내가 부를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걸…


숲은 이미 나에게 와 있고, 이제는 내가 그 숲을 향해 단 한 걸음만 내딛으면 된다.


한 달에 딱 한 번만이라도 좋다.


내 두 다리로 숲길을 걷고 숨 쉬고,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을 어떻게든 내 인생 안에 끼워 넣고 싶다.


기름값?


그래, 비싸다.

남편 말이 맞다.


하지만, 관절염 때문에 주사 맞으러 병원 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싸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숲을 걷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는 딱지를 하나씩 떼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드는 것이다.


내 남은 인생, 절대로 요양원에서 보내고 싶지는 않다.


그러기 위해,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어디까지나 집 밖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의 작은 몸부림일 뿐이다.


집 안에서는 부지런히 움직이고, 나름 건강을 챙기고,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결국 진짜 변화는 숲으로 걸어 나가는 순간에 시작된다는걸, 《 아픈 당신에게 숲을 처방합니다 》 이 책을 통해 더 확실하게 깨달았다.


문제는 그 숲으로 나가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산, 우리 집 양반이다.


나 혼자만의 의지로는 넘을 수 없는 ‘넘사벽’이다.


“어디 가~~, 밥은~~”


이 몇 마디에 내 발길은 허구한 날 막혀버린다.


그래서 더욱 절실하다.

남편의 이해와 협조, 그리고 조금의 양보가…


그래야먄 내가 꿈꾸던 그 숲, 내 몸과 마음을 되살릴 새로운 세상, 그곳을 향해 당당히, 주저없이, 힘차게 걸어나갈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이제 정말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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